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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투바투 Sep 06. 2023

앞머리

  인생의 절반을 이마를 보이게 지내다가 SNS에서 본 어느 분의 예쁜 앞머리를 보고 충동적으로 나도 미용실에 가서 앞머리를 냈다. 무엇을 실행할 때 적어도 일주일 이상은 다시 생각한 뒤에 행동하는 편인데, 정말 충동적인 행동이었다.     


  그런 것 치고는 결과물이 마음에 들어서 거의 안 찍던 내 모습도 찍어두고, 미용실에 감사하다는 리뷰도 남기고, 친구들에게도 자랑했다. 어릴 적에는 앞머리 있는 게 답답해 보인다는 말을 많이 들었었는데 걱정과 달리 이번에는 차가운 도시의 여자 같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기분이 좋았다. (마치 도도한 사람이 된 기분이었다.)     


  갈라지는 앞머리를 수시로 정리할 얇은 빗을 들고 다니기 시작했다. 그리고 머리카락 고정 스프레이도 뿌리기 시작했다. 아침에 고데기를 하기 시작했고, 오후에 머리가 엉겨 붙을 것을 우려하여 가방에는 샴푸 스프레이도 챙겨 다니기 시작했다.     


  충동적으로 했던 결과물에 많은 책임이 따르는 것을 앞머리를 통해서 느끼게 된 것이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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