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순간에도 시간은 흐른다.

by 바투바투


남들보다 시간에 대한 압박감을 크게 가지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는 것을 싫어한다. 그래서 집에 가만히 쉬는 시간을 휴식하는 시간이라고 느끼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쉬어야 하는 시간으로 여긴다.


어쩌면 인격적인 문제를 제외하고 결과적인 면만 봤을 때는 이게 좋을 수도 있다. 이러한 압박감이 나를 계속 몰아세워서 무엇인가를 하도록 만드니까. 하지만 이런 사고방식이 주변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 같아서 요즘은 조금 덜어내려고 하고 있다. 사람들을 볼 때는 오로지 그 사람들에게 좀 더 집중하자. 내가 느끼는 초조한 감정을 주변 사람들이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하자. 그들의 시간도 중요한데, 내게 시간을 뺏는 것 같다고 미안해하는 표정을 지을 때면 그제야 내 행동에 후회가 되었던 적이 많다.


한번은 포에틱AI라는 전시회를 보고 온 적이 있다. 동네 소모임 사람들과 같이 보러 갔었는데 나는 전시회와 카페만 같이 가고 그 뒤에 일정은 빠진다고 말해두었다. 막상 카페에서 이제 다음 자리로 움직이려고 할 때, 나는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이만 빠지겠다고 했을 때 사람들이 아쉬워하는 표정들을 보고 마음이 약해졌다.


“아…. 더 뒤에 같이 안 있고?”

친한 언니가 내가 빠지게 되는 것을 몰랐었는지 아쉬워하며 저렇게 말했을 때 나는 또 ‘시간에 대한 압박감을 덜어내지 못한 행동이었구나.’ 하며 후회했다. 자주 쉬는 편도 아니고 소모임 사람들도 오랜만에 보는 것이었기 때문에 본 김에 좀 더 있어도 되었는데 아직은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것 같다. 여기 사람들은 아주 소중한 사람들이지만 그래도 그날 할 일들도 많이 있어서 카페에 혼자 남아 할 일을 하기로 했다.


언니들, 오빠들 제가 마음의 여유가 더 생기면 그때는 마음 편하게 오래도록 같이 놀다가 갈게요.

작가의 이전글남들보다 조금 더 바쁘게 지내는 백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