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자꾸 흘러나와

by 바투바투

널 좋아해. 스무 살쯤의 설렘처럼 순수하게 좋아해. 내 눈의 끝이 항상 네게 향해 있어서 혹여나 그런 시선이 부담스러울까 봐 ‘아차!’하고 고개를 돌리는 내가 낯설어.


나의 짝사랑은 항상 성공한 적이 없어서 좋아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데 문제가 있었던 걸까 생각한 적이 많았는데, 내가 상처받지 않기 위해서 ‘단지 나와의 인연이 아니었다.’라고 생각하기로 했어. 그 뒤부터는 나를 더 좋아해 주는 만남을 해왔어. 하지만 그런 경우에는 내가 끝까지 애정이 생기지 않아서 금방 헤어지곤 했지.

그러고 나서 다시 시도하는 짝사랑이야. 설렘과 동시에 이 관계를 또 내 손으로 망칠까 봐 두려워. 애처로운 말이지만 나는 너에 비해 ‘을’일 수밖에 없어. 나는 네게 잘 보이고 싶고, 자꾸 보고 싶고 모든 게 다 궁금한데 너는 나만큼은 아닌 것 같아. 하지만 해준 만큼 돌려받으려고 생각하면 실망밖에 남지 않기도 하고 지금 이대로도 만족해. 이렇게 보는 것만으로도 좋아. 하지만 사실 기약 없는 기다림이라 무서운 마음도 점점 커지네.

사실 몇 번에 걸쳐 약속 중에 네 마음은 어떤지 물어보려고 했어. 가망 없는 기다림인 것 같아서 매일 걱정이 많거든. 요즘 스스로가 초라하게 느껴지는 데 비해 너는 너무 크고 빛나 보여서 나를 마음에 두고 있지 않은 것만 같았어. 너는 본래 상냥한 사람이니까, 내게 관심 있어서 베푼 친절이 아닌 단지 ‘친절’했던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되더라고. 내 부족한 자존감이 매우 부끄럽지만, 나중에는 자신에게 떳떳해지려고 더 열심히 살게 되네.


훗날, 시간이 꽤 지나고 이 글을 다시 봤을 때, 그때는 이 이야기의 결말이 해피엔딩이면 좋겠다. 만약 혼자만의 짝사랑으로 끝나더라도 나의 20대의 마지막과 30대의 시작을 함께 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