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엄마는 알뜰살뜰한 분이셨다.
한 푼 두 푼 허투루 쓰는 법 없이,
경제관념이 유별나게 철저하셨다.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 시집와
논밭일에 허리 펼 새도 없었건만,
밤이면 비단 홀치기
같은 부업까지 마다하지 않으셨다.
밤낮없이 악착같이 돈을 모으셨다.
그 덕에 우리 집은
남들 눈에 ‘가난하다’는 소리는 듣지 않고 살았다.
엄마 덕분에 땅도 사고, 집도 짓고,
살림이 하나씩 일어났다며
할머니가 며느리 자랑을 자주 하셨던 기억이 난다.
요즘 고향 소식을 간간이 듣는다.
그 시절 반짝이던 얼굴들도
세월 따라 많이 지쳐있는 듯하다.
누구는 땅을 날리고,
누구는 집이 경매로 넘어가고,
형제간 싸움에,
이혼 후 고향집에 얹혀사는 이도 있다고 한다.
사람 사는 일이 다 비슷한 듯해도,
어떤 선택은 삶의 결을 완전히 바꿔 놓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 5남매는 모두 소심하고 안정지향적이다.
부모님께서 물려주신 ‘알뜰살뜰함’의 유전자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누구 하나 한탕주의에 빠지는 법이 없고,
근면성실하게,
정직하게 일하고 땀의 대가를 소중히 여긴다.
그게 우리가 살아온 삶의 방식이었다.
요즘 코스피 지수가 3,000을 넘는다며
뉴스가 떠들썩하다.
별다른 호재도 없는데 오른다니,
오히려 나는 그게 무섭다.
돈의 흐름은 복잡하고,
삶의 무게는 무심하다.
뉴스에서는 현실에 지쳐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자꾸만 심장을 철렁 이게 만든다.
어느 심리학 책에서 이런 문장을 봤다.
“자기 자신이 거북이인지 토끼인지
아는 게 중요하다.”
거북이는 물에서, 토끼는 땅에서 살아야 한다.
문제는…
거북이가 토끼와 경주를 하겠다고 나서는
그 순간부터 시작된다.
재테크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배워야 할 건
‘저축하는 습관’ 이 아닐까 싶다.
내 소비 성향을 돌아보고,
소소한 절약에서 오는 기쁨을 알아가는 것.
그게 진짜 돈 공부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잔소리는 싫어하지만,
중년이 되니…
듣기 싫던 그 잔소리를
나도 어느새 하고 있다.
그래서 오늘, 이 글도 쓴다.
누군가에게 작지만 따뜻한 잔소리가 되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