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늦게 돌아온 아들이 성심당 빵을 한 가방 사 왔다. 대전에서 대학을 다니는 친구를 만나고 오는 길에 사 왔다고 했다. 딸과 남편은 성심당 빵을 먹는 것에 신이 났고, 나는 가족을 위해 빵을 사 오는 아들의 행동에 흐뭇했다.
토요일 새벽 12시 30분, 남편과 딸은 거실에서 '쇼미더머니'를 함께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아들이 사 온 빵으로 둘은 더 다정해졌다. 눈과 귀와 입이 모두 만족스러운 행복한 새벽인가 보다.
나는 그들과 떨어져 식탁에 앉아 헤드폰을 쓰고 율리아 피셔의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를 듣고 있다. 그녀의 연주는 과하지 않게 절제되어 있으면서 단정하고 부드럽다. 멘델스존의 선율이 가슴을 조였다 늘였다 한다. 대상 없는 아슴아슴한 그리움이 피어올랐다. 아름다운 피셔의 아름다운 연주다.
아들은 라면을 끓여서 자신의 방으로 들고 들어갔다. 지금 야식을 먹는 것으로 봐서 오늘 밤은 하얗게 새울 모양이다.
토요일 새벽, 야행성인 가족 모두 말똥말똥한 것을 넘어 활기가 넘친다.
남편과 딸도 한두 시간 안에 잠들 것 같지 않다. 조금 전 연하게 커피를 한 잔 마신 나도 오늘 밤은 잠을 못 이룰 것이다.
주말 새벽의 여유와 자유로 행복을 받았다. 오늘은 대낮 아니 오후까지 늘어지게 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