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5일 일요일 맑음
걸어서 15분 걸리는 집 앞의 공원을 거의 1년 만에 산책한 것 같다. 가는 길에 있는 교회에서 나온 네다섯 살쯤 되는 꼬마 아이들이 부활절 달걀을 나눠 주고 있었다. '예수 믿으세요.'라면서 달걀을 건네는데 너무 귀여워서 하마터면 '네, 믿을게요.'라고 말할 뻔했다.
벚꽃을 보러 온 사람들로 넓은 공원이 빼곡했다. 스카이리프트 줄이 그렇게 긴 것을 처음 보았다. 300m쯤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지루해하거나 줄이 긴 것에 불만인 사람들이 없어 보였다. 다 즐겁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남편이 말했다.
'아직 개화가 덜 된 것 같지? 다음 주가 절정이래.'
'이 정도면 충분하지.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전에 비가 내릴 듯.'
'벚꽃이 피면 꼭 비가 오더라.'
'사는 게 다 그렇지 뭐.'
벚꽃을 보는 것보다 사람 보는 재미가 더 좋았다. 날씨가 좋고 꽃이 예뻐서 오늘은 모두 흐뭇해 보였다.
2년 전 직장을 휴직하고 있을 때 매일 공원을 산책했다. 그때 뇌졸중으로 걸음이 어눌한 아주머니와 늘 마주쳤다. 새벽에 가도 그분이 걷고 계셨고, 오후에 가도, 저녁에 가도 마주쳤다. 참 열심히 걷는다고 생각했는데 오늘의 산책에서 또 마주쳤다. 걸음걸이가 놀랍게 달라져 있었다. 거의 정상에 가까웠다. 살도 보기 좋게 찌셨다. 괜히 기분이 좋고 흐뭇했다.
모두 오늘 만큼만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