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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잠재된 외향성을 가지고 있다

4화. 결국 나는, 나다운 사람이고 싶다

by 김기수

4화. 결국 나는, 나다운 사람이고 싶다

규정하지 않고 살아가는 연습, 그리고 다정한 수용

“도입부로 이번 편은 자문과 여정의 마무리로서, 앞선 글들을 하나로 모으는 역할을 합니다.”


어느 날 문득,

“나는 내향적인 사람이다”라는 말조차

내게 너무 좁은 옷처럼 느껴졌다.

처음에는 편했다.

그 말 하나면 설명하지 않아도 되었고,

어색한 상황에서 물러설 이유도 생겼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문장이 나를 가두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어떤 날은 웃고 싶은데,

어떤 날은 나서고 싶은데,

‘내향적인 나는 이래야 한다’는 생각에

스스로를 주저앉히곤 했다.


왜 나는 나 자신에게

이렇게 많은 조건을 달고 있었을까?


“본문”


사람은 한 가지 이름으로 불릴 수 없다.

내향성과 외향성,

조용함과 분주함,

사색과 표현,

그 모든 것은 하나의 삶 안에서 교차하며 흐른다.


내가 조용하다고 해서

말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던 건 아니다.

내가 다가가지 않았다고 해서

사람을 사랑하지 않았던 건 아니다.


나는 그냥, 그날의 감정에 따라

가까워지거나 멀어질 뿐이다.

그리고 그 흐름이 곧 나라는 사람을 만들어준다.



이제 나는 스스로를 이렇게 정의하고 싶다.

“나는 나다운 사람이고 싶다.”


내향적이든, 외향적이든,

그 이름이 중요한 게 아니다.

지금 내 마음이 어디에 있고,

무엇을 느끼고 있으며,

그 감정에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지가

진짜 중요한 것이다.


그날의 감정에 솔직한 사람.

내가 나를 믿는 사람.

조용할 때는 조용하게,

다가가고 싶을 때는 다가갈 수 있는 사람.

그렇게 나답게 살아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내가 몰랐던 나에게 말을 건다는 건

결국 나를 믿어보는 일이다.

‘이럴 수도 있는 나’를 받아들이는 연습이고,

‘괜찮아, 너는 그 모습도 너야’라고

스스로에게 속삭여주는 일이다.


그 말이 참 어려웠다.

어떤 날은 용기가 부족해서 입 밖에 내지 못했고,

어떤 날은 너무 조심스러워 입술을 꼭 다물었다.


하지만 그런 날들을 지나면서,

나는 점점 익숙해졌다.

조용한 나도, 말이 많은 나도,

사람을 좋아하는 나도,

혼자가 편한 나도 모두 ‘나’라는 걸 인정하는 것에.



나의 성향은 내가 꾸준히 걸어가는 방향이 아니라

그날의 나를 따라 흘러가는 하나의 물결이다.


그리고 그 물결은 매일 다르다.

하지만 다 다르다고 해서

그 중에 진짜가 아닌 건 없다.

그 모든 흐름이, 진짜 나다.



그러니 이제는

나 자신에게 이렇게 말해보려 한다.


“나는 어떤 이름도 필요 없는 사람이다.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매일 새롭게 알아가는 중이니까.”


그 말 속엔 다정함이 있고,

용기가 있고,

그리고 분명한 희망이 있다.



시리즈를 마치며


당신도 그렇지 않나요?

하루하루 달라지는 마음 속에서

어떤 날은 조용하고, 어떤 날은 다정하고,

어떤 날은 말하고 싶어지는,

그런 나를 느껴본 적 있지 않나요?


그 모든 나를 다 인정해줄 수 있다면,

우리는 더 이상 성격의 틀 속에 갇히지 않아도 됩니다.

내가 어떤 사람이든

지금 이 순간 내가 편안한 방향으로

한 걸음 나아가는 것,

그게 진짜 ‘나다움’이니까요.



감사합니다.

제목: 누구나 잠재된 외향성을 가지고 있다

〈부제: 나도 몰랐던 나에게 말을 걸다〉를 함께 걸어준 당신에게.

이제 당신이, 당신에게 말을 걸 차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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