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바다는 나에게 작은 속삭임을 들려주었다.
세상 끝 어딘가에,
하트 모양의 섬이 있다고.
지도에 그려지지 않고, 위성에도 잡히지 않는 섬.
그곳은 오직 ‘마음’으로 찾아갈 수 있는 곳이라고 했다.
나는 의심 반, 설렘 반으로 돛을 올렸다.
긴 파도를 따라 항해하며
세상의 끝에서조차 끝나지 않는 바다를 건넜다.
그러다 어느 날, 바다는 갑자기 조용해졌고,
눈앞에 펼쳐진 초록빛의 심장 하나—
바로, 그 섬이었다.
작고 조용한 마을,
그곳에는 시계가 없었다.
시간은 꽃이 피고 지는 속도로 흐르고,
햇살은 매일 다르게 웃었다.
빨간 지붕 아래 사는 이들은 서로의 이름을 기억했고,
낯선 이는 오래된 친구처럼 맞아주었다.
아이들은 맨발로 흙을 밟았고,
노인은 나무 그늘 아래에서 조용히 바람을 들었다.
바람은 매일 같은 길로 지나가며,
나뭇잎에 말을 걸었고,
새들은 그 말을 노래로 바꾸었다.
섬을 감싸는 숲은 포근했다.
누군가의 상처를 안아주려는 듯
진초록으로 어깨를 덮어주었고,
밤이면 별빛이 나뭇가지 사이로 떨어져
마을을 조용히 감쌌다.
그리고, 그 섬에는 사랑이 있었다.
누군가를 위한 기다림이,
말 없이 전해지는 미소가,
아무도 모르게 놓고 간 조약돌 하나가—
모두 사랑이었다.
사랑은 이곳에서
속삭이는 대신 꽃을 피웠고,
눈물 대신 바람을 보냈다.
떠난 사람도, 머문 사람도
모두 이 섬에 이름 하나를 남겼다.
‘함께’라는 이름.
‘기억’이라는 이름.
그리고 ‘다시 사랑할 수 있음’이라는 이름.
나는 이 섬을 떠날 수 없었다.
정확히 말하면,
떠날 수는 있었지만 떠나지 않았다.
이곳에서는 아무것도 빠르게 지나가지 않았고,
모든 것이 제자리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사랑이 가르쳐준 속도로,
마음이 다시 숨을 쉴 수 있도록.
어쩌면 우리는 모두
그런 섬 하나를 마음속에 품고 살아간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지만
언젠가 꼭 돌아가고 싶은,
누군가와 함께 다시 머물고 싶은
그런 마음의 섬.
바다는 늘 그 자리에 있고,
섬은 사라지지 않는다.
우리는 잊어버릴 뿐이다.
삶의 속도에 떠밀려,
사랑의 좌표를 놓칠 뿐이다.
그러니 기억하자.
하트 모양의 그 섬은
결국 사랑이 우리를 다시 이끄는 곳이다.
고요한 바다 끝,
마음의 등대가 되어 줄
단 하나의 섬—
사랑이 머무는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