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은 참 맑았다.
햇살이 유난히 말갛게 창문을 두드려서, 나도 모르게 기지개를 길게 켰다.
창밖을 내다보니 하늘은 푸르고, 바람은 살짝 기분 좋게 불었다.
오늘은 괜찮겠다—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오후가 되자, 하늘의 표정이 바뀌었다.
바람이 조금씩 거세지더니, 금세 회색 구름이 몰려들었다.
비는 예고 없이 내렸다.
창밖을 바라보는데,
작은 빗방울들이 유리창에 부딪혀 흘러내리는 모습이
왠지 모르게 내 마음 같기도 했다.
나는 전동휠체어에 앉은 채,
방금 전까지 맑았던 그 하늘을 떠올렸다.
사람도 날씨도 참 닮았다.
금방이라도 웃을 것처럼 맑다가,
어느 순간 말없이 흐려지기도 하니까.
그렇다고 하루가 나빴던 건 아니다.
오히려 비가 와서 좋았다.
혼자 있는 시간이 더 조용해졌고,
세상이 조금 느려졌기 때문이다.
오늘은 그런 날이었다.
쨍쨍한 햇살과 조용한 비가 공존했던 하루.
내 마음도 그 사이 어딘가에서
조용히 무언가를 털어냈다.
그리고 그게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