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8일의 일기 – 내일이 오기를 바라며

by 김기수


6월 18일의 일기 – 내일이 오기를 바라며


보라, 얼마나 잔혹한 불꽃인가,

여름의 태양이 이마 위에 뿌려놓은 것.

그늘조차 은혜가 아닌 고통이 되어,

영혼을 뜨겁게 태운다.


6월 18일—

자비는커녕 열기만 입은 날.

하늘은 푸르지 않고, 무거운 흰빛으로 덮였으며,

공기는 슬픔의 숨결처럼 두껍고

내 살결에,

벗겨지지 않은 눈물처럼 달라붙는다.


나는 하루 종일 느리고 무기력하게 머물렀다.

쇠사슬이 아닌,

생각이라는 타오르는 밧줄에 갇힌 채로.


이 불타는 태양이

이 지루한 시간을 함께 태워버리고

빠르게 저녁으로 데려가 주었으면 했지만—

아니었다.

시간은 메마른 들판처럼 넓게 퍼지고

나는 그 정적 속에 홀로,

기다리는 자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


오, 우울이여!

너는 천둥처럼 울지 않으며

폭풍처럼 외치지도 않는다.

너는 땀으로 오고,

정적으로 오며,

묻지 않고

그저 짓누른다.


오늘 내 영혼은 창백했고,

움직이지 않았다.

세상을 갈망하지도 않았고,

무언가를 이루려는 열망조차 없었다.


나는 무대 위에 놓인,

잊힌 것도 아닌,

그저 원치 않는 역할을 가진 배우 같았다.


내 생각은 바람 없는 날 흩날리는 나뭇잎처럼

어디로도 흘러가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기다리는 존재,

희망이 아닌 변화 자체를 기다리는

그런 자였다.


**


시간이 잔혹하다면,

그나마 빠르게 지나가주기를.

말없이 쌓여가는 미안함처럼

늘어지지 않기를.


여름의 들판을 달리는 말처럼

시간이 달려가

내일을 조금이라도 빨리 데려오기를.


내일이 무엇을 안고 오는지는 몰라도,

지금이 ‘아닌 시간’이라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된다.


왜냐하면 이 날—

이 덥고, 탁하고, 무거운 6월의 날은

꽃 피는 마음을 위한 시간이 아니었기에.


나는 고백한다:

오늘, 나는 의미 있는 일도 하지 않았고

고귀한 생각도 떠올리지 못했다.

손은 멈췄고,

숨은 얕았으며,

영혼은 거부했다.


그러나 이 고요 속에서

노래되지 않은 찬송처럼

한 줄의 기도가 내 안에서 피어났다:


“내일이 오기를,

조금 더 빨리 오기를,

그리고 나를 바꾸어 놓기를.”


**


태양은 물러서지 않았다.

서쪽으로 기울면서도

쉼을 배우지 못한 것처럼

여전히 불을 뿜었다.


몸은 눈물 대신 땀으로 울었고,

생각은 그 어떤 위안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책은 펼쳐져 있었지만

단어들은 움직이지 않았고,

음악은 흘렀으나

음표들은 감정의 안개 속에서 길을 잃었다.

침묵조차

모양이 너무 뚜렷했다.


나는 녹아내리고 싶었다.

바닥으로 스며들고,

안개가 되고,

형태와 이름과 얼굴로부터 벗어나고 싶었다.


그저 갈망하지 않기를 바랐다.

그리고 그 갈망 속에서,

나는 여전히 살아 있음을 알았다.


**


하지만 지금,

밤이 서서히 내려앉고

달이 이 열기 가득한 도시 위로 머리를 드는 이 시각,

내 안엔 미약한—

아니, 희망은 아닐지라도

그 그림자쯤 되는 무언가가 남아 있다.


내일이란 무엇인가?

지금 이 순간이 영원이 아니라는

단 하나의 약속.


오늘 내가 어떤 것이 아니더라도,

나는 ‘기다리는 자’일 수 있다.


희미하게, 조용하게, 하지만 진실하게—

조금은 세상이 변할 수 있음을 믿는 사람.


**


그래서 나는 이 하루를

끝내는 것이 아니라

멈춘다.


나는 잠의 품속에 내 몸을 뉘이면서

평화가 아닌

질문 하나를 꺼내 든다:


“내일은,

좀 더 부드러운 날씨를 데려올까?”


하늘이 아니더라도,

마음속에라도?


태양이 지고

이름 없는 피로가 가라앉은 자리에

내일이라는 빛이 솟기를.

나는

오늘의 무게를 끌고

조용히 그 문 앞에 선다.



정보 요약

• 형식: 셰익스피어풍 시적 산문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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