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 가라앉은 시처럼
여름이 내 위에 군림하고 있다.
그 태양은 날 바라보지 않으면서도,
매 순간 나를 지배한다.
공기는 무겁고,
나뭇잎조차 바람 없는 하루 속에서
가쁜 숨을 쉰다.
나는 오늘 병원을 오가며,
낡은 건물의 복도에 서 있었다.
긴 벽, 흐릿한 조명,
그리고 말없이 앉은 사람들.
누구도 웃지 않았다.
기계음과 서류 넘기는 소리 사이로
나는 나의 무기력함을 껴안았다.
마음속에서부터
우울이 자라났다.
내 속을 가득 채운
짙은 구름 같은 감정,
그것은 지워지지 않는 손글씨처럼
내 하루에 스며 있었다.
**
괴롭다.
그 한마디가 오늘의 진실이었다.
아무 말도 듣고 싶지 않고,
어떤 시선도 감당하기 어려운 날.
그저 누군가,
나에게 찬물을 끼얹어 주었으면 했다.
아주 차가운 물,
가슴속까지 식혀줄 그 한 순간의 충격이
이 모든 더위와 답답함과 어지러움을
씻어주길 바랐다.
그 찬물은 물리적인 것이 아닐 수도 있다.
어쩌면 단 한 줄의 시,
단 한 사람의 시선일 수도 있다.
“괜찮아요.”
그 말 한마디면
내 안의 불꽃이 꺼질 수도 있을 텐데.
**
2. 중론 – 희망의 문턱에 서서
하지만,
희망은 이상하게도
가장 무너진 순간에
자신의 얼굴을 드러낸다.
나는 병원에서 나와
햇살 가득한 거리를 걸었다.
무더운 날씨였지만,
어느 순간
한 줄기 바람이
내 옷깃을 스쳤다.
그 바람 속에서
나는 가을의 아침을 떠올렸다.
맑고 차분한 공기,
손끝에 느껴지는 선선함,
햇살이 부드럽게 말 걸어오는 계절.
지금은 여름의 오만함 속에 있지만,
언젠가 다시,
가을은 올 것이다.
**
내 마음도 가을을 닮고 싶다.
지금은 뜨겁고 어지럽지만,
언젠가는 이 모든 감정이 가라앉아
투명해지기를 바란다.
내 안에 아직 남은
작은 평화의 씨앗이
무더위 속에서도 숨 쉬고 있다는 걸
나는 알고 있다.
그 희망은
크고 강한 것이 아니다.
다만 하루를 버티게 해주는,
한 조각의 숨결 같은 것.
**
3. 결론 – 그래도, 힘찬 하루
오늘 하루가
다시 밤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
나는 여전히 지쳐 있지만,
그래도 하루를 살아냈다.
땀을 흘렸고,
아팠고,
마음이 흔들렸지만—
나는 무너지지 않았다.
타고르가 말했듯,
“밤이 깊어질수록, 별은 더 빛난다.”
오늘의 어둠이 짙었기에
나는 내 안의 별 하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 별은
내일도 나를 비출 것이다.
조금 흔들릴지라도,
나는 그 빛을 따라
내일을 향해 다시 나아갈 것이다.
**
6월 19일,
나는 오늘 괴로웠고,
무더위에 눌렸으며,
기분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마지막에 이르러
하루의 끝을
**‘살아냈다’**는 사실에
작은 박수를 보낸다.
오늘의 나,
아무것도 이기지 못했지만
스스로를 포기하지 않았다.
**
내일,
조금 더 선선한 하루가 되기를.
내 마음에도
가을의 아침이 찾아오기를.
그날을 기다리며,
나는 오늘
조용히 나를 쓰다듬는다.
괜찮아.
오늘은 이 정도면 충분해.
정말 잘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