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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믿을 수 없는 존재다

by 김기수

마음은 믿을 수 없는 존재다


어느 날은 한없이 따뜻하다가도, 또 다른 날은 냉랭한 벽이 되어 돌아선다.

우리의 마음은 때때로 이해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그 흐름을 제어하기란 쉽지 않다.

마음이란 그 자체로 복잡하고, 예측 불가능하며, 때로는 무모하기까지 하다.


사람들은 흔히 이성적인 판단을 중시하지만, 정작 중요한 순간에는 마음이 결정을 내리기도 한다.

사랑에 빠질 때, 두려움에 사로잡힐 때, 기쁨에 취할 때—우리는 종종 이성보다 감정에 휘둘리며 선택을 한다.

그러므로 마음을 다스린다는 것은 곧 자신을 깊이 이해하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마음의 무모함과 그 본질

마음은 계산적이지 않다.

이성적인 선택이라면 절대 하지 않았을 일들을 우리는 마음을 따라 결정하기도 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모든 것을 걸거나, 실패할 것이 뻔한 도전에 뛰어들기도 한다.

때로는 무모해 보이는 그 결정들이 삶을 변화시키는 전환점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마음의 선택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감정에 휩쓸려 내린 결정이 때로는 실수로 남기도 한다.

지나친 감정적 선택은 때때로 우리를 후회와 상처 속으로 밀어 넣기도 한다.

우리는 종종 “그때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라며 자책하지만, 어쩌면 그것도 성장의 일부일 것이다.

실수 없이 살아가는 삶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가 후회하는 감정 또한 우리의 일부이며, 그 경험이 쌓여 지금의 나를 형성한다.


우리는 감정과 이성의 균형을 찾기 위해 노력하지만, 항상 그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때때로 감정이 앞서고, 때때로 이성이 그 흐름을 끊는다.

그리고 그런 과정 속에서 우리는 스스로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중요한 만큼, 때로는 그 흐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도 필요하다.


무모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마음이 하는 선택이 늘 최선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무모함을 줄이고 후회를 최소화하는 방법은 있다.


첫째,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는 잠시 거리를 두고 감정을 가라앉히는 것이 필요하다.

감정이 고조된 상태에서는 판단이 흐려지기 쉽다.

하루 이틀 시간을 두고 다시 생각하면 더 객관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다.


둘째, 다양한 시각에서 상황을 바라보는 연습을 해야 한다.

혼자서 결정하기보다는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 도움이 된다.

타인의 시각은 우리가 보지 못한 부분을 조명해 줄 수 있다.


셋째,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순간의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이 결정이 1년 후, 5년 후에도 여전히 의미 있을까?”라고 자문해 보자.

시간이 흐른 후에도 후회 없는 선택을 하는 것이야말로 무모함을 줄이는 지혜다.


넷째, 감정과 이성을 조화롭게 활용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감정을 무시하는 것도, 이성만 따르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감정은 우리의 진짜 욕구를 보여주지만, 이성은 그것을 현실적으로 풀어나가는 방법을 제시한다.

감정을 인정하되, 이성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가장 좋은 균형이다.


누가 마음을 온전히 알 수 있을까?

마음은 우리 스스로도 온전히 이해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어떤 날은 분명했던 감정이 하루가 지나면 흐려지기도 하고,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전혀 다른 감정이 솟구치기도 한다.

우리는 때때로 스스로를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하지만, 뜻밖의 순간에 스스로에게도 낯선 감정과 반응을 발견하게 된다.

그렇기에 우리는 스스로의 마음을 끊임없이 탐색하고, 때로는 받아들이는 연습을 해야 한다.


누군가는 말한다. “마음이 가는 대로 살아라.”

하지만 그 말이 늘 정답은 아닐 것이다.

때로는 마음을 다스릴 줄 알아야 하고, 때로는 그 무모함을 인정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마음을 이해하려는 노력 자체가 아닐까.


어쩌면 우리의 마음은 바람과도 같다.

가만히 두면 자유롭게 흐르지만, 방향을 정하고 싶을 때는 맞바람을 견뎌야 한다.

때로는 그 흐름에 몸을 맡기기도 하고, 때로는 조심스럽게 길을 잡아야 한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그 흐름 속에서 배운다는 것이다.


우리의 마음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그러나 그 불완전함 속에서도 우리는 살아가며 배우고, 조금씩 성장한다.

결국 마음이란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경험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끊임없이 변하는 감정 속에서 스스로를 발견하고, 그 흐름 속에서 성장한다.

그렇기에 마음은 믿을 수 없고, 무모하며, 동시에 가장 인간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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