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아프게 하지 마
사랑아, 마음을 아프게 하지 마
사랑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우리는 그것을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으면서도 너무나 쉽게 사랑이라 부르고,
한순간 그것에 빠져들어 행복에 취하기도 하지만, 또 한순간 그것이 남긴 상처에 허우적거리며 빠져나오지 못하고,
그 안에서 헤매다 끝내 자신을 잃어버리는 것만 같은, 때로는 기적처럼 다가와 영원을 꿈꾸게 하지만 어느새 사라지고 나면
그 자리에 깊은 상처와 공허함만을 남겨 놓는, 그래서 사랑이 아름다운 것인지 아니면 잔인한 것인지 알 수 없는 채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또다시 사랑을 갈망하며 끝없는 기다림 속에서 언젠가 올지도 모를 사랑을 마치 운명처럼 기대하게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너를 사랑하는 일이
이렇게 아픈 것이었다면
나는 차라리
너를 모른 채 살았을까
그 사람이 내게 처음 다가왔을 때, 그 순간을 다시 떠올려 본다.
사소한 인사, 눈을 마주치던 짧은 순간, 어쩌면 아무 의미 없는 말 한마디에도 마음이 두근거리던 그때,
나는 그 사랑이 나를 행복하게 해 줄 거라고, 그것이 나의 모든 상처를 감싸 안고, 나를 영원히 따뜻하게 해 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것 같다.
그 사람의 웃음 속에서, 손길 속에서, 마치 어린아이가 세상의 온기를 처음 느끼는 것처럼, 사랑이란 그저 따뜻하고 포근한 것이라고만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사랑이란 것이 언제나 아름다울 수만은 없다는 것을, 그것이 때로는 한없이 잔인해질 수도 있다는 것을, 그 사람을 사랑하면 할수록 나는 조금씩 깨닫게 되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멈추지 못한 채 더욱 깊이 빠져들다가 결국은 나 자신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그리움이 남긴 흔적
사랑이 끝난 자리에는 늘 그리움이 남는다.
마치 오랜 비가 지나간 자리에 남겨진 물웅덩이처럼, 처음에는 그 깊이를 알지 못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깊어지고,
어느새 빠져나오지 못하는 늪처럼 나를 가두고 만다. 우리가 나눴던 대화, 함께 걸었던 길, 스쳐 가듯 잡았던 손길,
그리고 아주 사소한 표정 하나까지도 여전히 내 안에 선명하게 남아 있는데,
정작 그 사람은 내 곁에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이렇게도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사랑이 사라진 후에야 비로소 알게 된다.
네가 떠난 자리에
남겨진 모든 것들이
아직도 내 마음을 두드린다
이별이란 참으로 잔인한 것이다.
사랑하는 동안에는 소중한 줄 모르고, 이별이 다가와야만 비로소 깨닫게 되는 것들,
우리가 무심코 지나쳐 온 순간들이 이제 와서야 너무나 선명하게 떠오르고, 그때로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갈 수 없는 시간 속에서 우리는 후회하고,
아파하고, 견디고, 다시 살아가는 법을 배워 나가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왜 매번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걸까. 사랑이 남긴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다시 누군가를 사랑하고, 다시 또 같은 상처를 받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랑을 꿈꾸는 우리를 보면,
사랑이란 어쩌면 인간이 피할 수 없는 숙명 같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은 때로 우리를 아프게 하고, 때로는 지독한 그리움 속에 남겨 두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또다시 사랑을 꿈꾼다.
마치 한 번도 아파본 적 없는 것처럼, 마치 단 한 번도 사랑을 잃어본 적 없는 것처럼, 다시 누군가에게 마음을 내어주고, 다시 설레고,
다시 상처받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애써 외면한 채, 결국에는 사랑에 몸을 맡기고 만다.
그것이 어리석은 것인지, 아니면 인간이기에 어쩔 수 없는 것인지, 나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사랑이 아무리 아프더라도, 사랑이 남긴 상처가 아무리 깊더라도, 우리는 다시 사랑할 것이고,
다시 누군가를 기다릴 것이며, 언젠가 또 다른 사랑이 찾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오늘도 이 시간을 견뎌낼 것이라는 사실이다.
사랑아,
부디 내 마음을 아프게 하지 마
하지만 설령 아프게 하더라도
나는 다시 너를 사랑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