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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다시 나에게로 천천히

감사의 말

by 김기수

[에필로그] 다시 나에게로, 천천히


처음 이 글을 쓰기 시작할 때,

나는 나를 사랑한다는 말이

어쩐지 낯설고 멀게 느껴졌다.


너무 많은 감정을 눌러왔고,

상처받지 않으려 애썼고,

버텨내는 데만 집중하느라

내 마음을 제대로 들여다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나는 천천히, 아주 천천히

내 안으로 걸어들어가기 시작했다.


슬펐던 날을 인정하고,

괜찮지 않았던 마음을 받아들이고,

조용히 나에게 말을 걸고,

작은 위로에 고개를 끄덕이며

하루하루 다시 나를 회복해나갔다.


이 글들은

그 시간의 기록이자,

나를 지키기 위한 다정한 연습들이었다.


그리고 어느새,

나는 예전보다 조금 더 나를 이해하게 되었고

나에게 조금 더 부드러워졌고

혼자 있는 시간에도 덜 외로워졌다.


여전히 불안할 때도 있고,

때때로 흔들리기도 하지만,

그럴 때마다 나는 이제

이 문장 하나를 기억하려 한다.


“나는 지금도 회복 중이다.

그리고, 괜찮아지는 중이다.”


이 매거진이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도

그런 문장이 되어주었기를 바란다.


우리는 여전히

서툴지만 충분히 잘 살아가고 있는 중이다.

그 사실만으로도

당신은, 그리고 나는

충분히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수고 많았어요.

다시, 나를 사랑하려 애쓴 모든 시간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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