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억울했던 일이나 마음이 상했던 기억이 하나쯤은 남는다.
그때는 정말 화도 나고,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생겼는지 이해도 안 되고,
쉽게 잊혀지지도 않는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고 나서 느끼는 건
그 일을 계속 붙잡고 있는 사람이 결국 나 자신이라는 사실이었다.
이미 끝난 일인데도 계속 떠올리고, 혼자 다시 화내고,
혼자 다시 상처받는 것. 어쩌면 그건
이미 끝난 일로 또 한 번 상처를 받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생각을 조금 바꾸려고 했다.
나에게 상처를 준 일을 굳이 계속 마음속에 보관할 필요가 있을까 하고.
물론 쉽게 잊히지는 않는다.
하지만 계속 생각한다고 해서 그 일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내 삶이 좋아지는 것도 아니라는 건 분명했다.
그래서 가능하면 내 삶에 도움이 되지 않는 감정은
조금씩 정리하려고 한다.
억지로 참는 게 아니라 그 감정에 오래 머물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다.
지금 해야 할 일도 많은데 이미 지나간 일 때문에
현재까지 영향을 받는 건 나에게 손해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은 이렇게 생각하려고 한다.
각자 자기 삶을 살고 있는 거라고.
누군가는 잘하고, 누군가는 실수하고,
누군가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지만,
결국 나는 내 삶을 살아야 하는 사람이라는 것.
남의 행동 때문에
내 하루까지 망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또 하나 느낀 건 미워하는 마음도 결국
내가 계속 들고 있어야 하는 짐이라는 것이다.
내려놓으면 가벼워지는 건
상대가 아니라 나 자신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완벽하게 용서하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그 일에서 조금씩 벗어나려고 한다.
그래야 새로운 생각이 들어올 자리가 생기기 때문이다.
마음도 비슷한 것 같다.
오래된 감정이 계속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면
새로운 마음이 들어올 공간이 없다.
그래서 조금씩이라도 정리를 해야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오늘도 이미 지나간 일보다는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
지금 내가 바꿀 수 있는 것,
지금 내가 살아가고 있는 하루에 더 집중하려고 한다.
어쩌면 인생은 과거를 완벽하게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에 묶이지 않고 현재를 살아가는 연습인지도 모른다.
나는 오늘을 제대로 살아보고 싶다.
어제 일 때문에 흔들리지 않고,
내일 걱정 때문에 불안해하지 않고,
지금 이 하루를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잘 살아가는 것.
지금은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