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동안 더 많이 가지면 편해질 줄 알았다.
조금만 더 벌면, 조금만 더 인정받으면, 조금만 더 안정적인 자리에 오르면
마음이 놓일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하나를 얻을 때마다 걱정도 함께 따라왔다.
잃을까 봐 불안했고 지켜야 할 것이 늘어났고 눈치를 봐야 할 대상도 많아졌다.
그제야 알았다.
무언가를 얻는 순간 나는 그것에 묶이기 시작한다는 걸.
얻음에는 늘 얽매임이 따라왔다.
그리고 얽매임은 보이지 않는 억압과 통제를 만들어냈다.
자유로워지기 위해 붙잡았는데 오히려 자유는 줄어들었다.
요즘 사람들은 늘 바쁘다.
무엇에 쫓기듯 허겁지겁 산다.
기다림은 사치가 되었고 비움은 손해처럼 느껴진다.
계속 채우는데도 마음은 늘 갈증 상태다.
식물을 키워보면 안다.
씨앗을 심고 물을 주고 시간을 들이면 때가 되어 열매를 맺는다.
억지로 당긴다고 빨리 익지 않는다.
삶도 마찬가지인데 우리는 열매만 서두른다.
돈과 물건은 혼자 오지 않는다.
무언가 들어올 때는 더 갖고 싶어지는 마음도 함께 온다.
그 마음이 커질수록 표정은 날카로워지고 관계는 거칠어진다.
탐하는 마음은 결국 스스로를 소모시킨다.
화가 극에 달했을 때 입안이 쓰고 몸에서 열이 오르는 걸 느낀 적이 있다.
그 순간만 봐도 알 수 있다.
감정은 몸을 해친다.
자극적인 음식, 과한 욕심, 쉴 틈 없는 경쟁.
이 모든 게 몸과 마음을 동시에 소모시킨다.
오히려 담백하게 먹고 단순하게 살고 속도를 늦출 때
몸은 안정되고 생각은 맑아진다.
나는 요즘 휴대폰을 오래 붙잡고 있으면
이상하게 마음이 더 산만해진다는 걸 느낀다.
정보는 넘치는데 지혜는 깊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다시 책으로 돌아왔다.
책은 느리다. 하지만 느린 만큼 내 생각을 스스로 하게 만든다.
앞으로 나는 짧지만 본질을 건드리는 글을 쓰고 싶다.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핵심을 전하는 글.
빠른 시대에 맞는‘짧은 사유’를 나누고 싶다.
충만한 삶은 많이 채워서 오는 게 아니라 내 목소리를 들을 때 시작된다고 믿는다.
명예도, 지위도, 타인의 평가도 아닌 지금 이 자리에서
내가 나답게 서 있는가를 묻는 것.
어느 편에 서서 끊임없이 싸우기보다 내 안을 먼저 다스리는 것.
결국 내가 찾는 자유는 어디 멀리 있는 게 아니었다.
덜 가지려는 용기, 천천히 가려는 태도, 그리고 스스로 묻는 힘.
그게 내가 배운 삶의 방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