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는 생각보다 빨리 번진다

by 마음챙김 도훈

가만히 생각해보면 하루 중에 유독 예민해지는 장소가 있다.

직장, 도로, 그리고 집.

직장은 돈을 벌기 위해 가는 곳이다 보니 마음이 편할 수가 없다.
해야 할 일은 많고, 책임도 있고, 실수하면 눈치도 보인다.
그래서 다들 어느 정도는 긴장한 상태로 있다.

그 상태에서 누군가 말 한마디를 툭 던지면 괜히 더 날카롭게 들린다.
그렇게 작은 감정이 옮겨 붙는다.
한 사람이 기분이 안 좋으면 그 분위기가 금방 퍼진다.

도로도 비슷하다.
운전대를 잡는 순간 사람은 예민해진다.
사고라도 날까 봐 신경 쓰이고, 끼어들기라도 당하면 순간적으로 화가 난다.

서로 얼굴도 모르는 사이인데 감정은 금방 오간다.
창문은 닫혀 있어도 짜증은 오가는 느낌이다.

집이라고 다를까.
가정은 가장 오래 머무는 공간이라 잘 맞으면 편안하지만
계속 부딪히면 더 힘들다.

밖에서 받은 스트레스가 결국 집으로 들어온다.
별일 아닌 말에도 괜히 예민해진다.

생각해보면 우리가 시간을 많이 보내는 곳에서 감정이 반복되면
그게 습관이 되고 분위기가 된다.

그래서 직장과 도로, 가정이 스트레스가 쌓이기 쉬운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반대로 여행을 가면 조금 다르다.
목적이 쉬는 거니까 마음이 처음부터 부드럽다.
같은 상황이라도 덜 화가 난다.

결국 장소보다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 상태가 더 중요한 것 같다.

나는 요즘 이런 생각을 한다.
어차피 사람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산다.

누군가 웃으면 괜히 기분이 좋아지고, 누군가 짜증을 내면 나도 기분이 가라앉는다.

완전히 혼자서 살 수는 없다.
그러니 무엇을 내보내며 살 건지가 중요하다.

화를 자주 내는 사람 곁에 있으면 나도 모르게 거칠어진다.
반대로 여유 있는 사람 곁에 있으면 나도 조금 느슨해진다.

결국 내가 어떤 사람이 되느냐에 따라 주변도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은 비교도 참 많다.
남들 휴가 가면 나도 가야 할 것 같고, 남들 하는 만큼은 해야 할 것 같고.

그런데 사람은 다 다르다.
형편도 다르고, 성향도 다르고, 감당할 수 있는 크기도 다르다.

굳이 남들 기준에 맞춰서 내 삶을 재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내가 납득할 만큼 하루를 살면 그걸로 충분한 것 같다.

세상이 복잡한 이유도 어쩌면 욕심, 자존심, 그리고 비교 때문일지 모른다.

조금 덜 가지려 하고, 조금 덜 따지려 하고, 조금 더 나누려고 하면
적어도 내가 있는 자리만큼은 덜 거칠어질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요즘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오늘 짜증을 퍼뜨렸을까, 아니면 조금은 부드러웠을까.

어차피 연결되어 있다면 굳이 화를 더 보탤 필요는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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