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가우 두 알

by 혜안

하가우는 광동식 딤섬의 일종으로 쌀로 만든 하얗고 투명한 피 속에 새우와 돼지고기가 들어있는 만두이다. 추수감사절이나 연말에 남편의 고향인 애리조나에 가면 꼭 한 번은 딤섬 식당에 간다. 남편의 할아버지가 살아계실 때부터 단골 이었던 곳에서 친척들이 다 모여 점심 식사를 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많이 편해졌지만 결혼하고 나서도 몇 년 간 나는 시댁 식구들이 다 모이는 자리가 영 불편했다. 영어가 서툴렀고 가족 문화가 많이 달라서인 것도 있었지만, 낯을 오랫동안 가리는 내 성격에는 그 곳에 모인 사람 수 만으로도 부담스러운 자리였다. 괴롭히는 사람이나 눈치주는 사람 있는 것도 아닌데, 즐겁다기보다는 부담스럽다는 마음이 들어서인지 몸도 말도 점점 더 뻣뻣하게 굳어가는 걸 어쩔 수 없었다.


딤섬 식당에 가면 영어로는 레이지 수잔이라고 불리는 회전용 테이블에 음식이 놓이는데, 테이블을 돌리면서 원하는 음식을 집어 자기 접시에 덜어 먹는 식이다. 가끔 나는 수줍음 타느라 테이블도 마음껏 돌리지 못하고 음식도 마음껏 집지 못했다. 그럴 때마다 옆에 앉은 남편이 자기 음식을 덜기 전에 내 접시에 음식을 덜어줬다. 자기가 좋아하는 하가우는 나도 좋아할 거라며 무조건 두 알 씩. 한 찜통에 네 알 들어있는 하가우를 두 알 씩이나 가져가는 게 마음에 걸려서 남편한테 한 알만 줘도 된다고 조용히 말하면 남편은 그래도 꼭 두 알을 내 접시에 얹어줬다. 그래서 제일 처음에 나오는 하가우 중 두 알은 언제나 내 차지였다. 얼마 전 회식으로 중식당을 갔다가 오랜만에 레이지 수잔을 보며 하가우 두 알이 떠올랐다. 하가우 두 알은 수줍고 눈치 보였던 시댁에서 조용히 나를 챙겨줬던 남편의 다정한 마음이다.

화,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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