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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니샘 May 14. 2023

사냥개에게 물리지 않으려면

몰입으로 걱정 물리치기

 공부를 많이하면 공부가 늘고, 피아노를 많이 치면 피아노 실력이 늘죠. 그럼 걱정을 많이 하면 어떻게 될까요? 당연히 걱정이 늘어요.  걱정을 뜻하는 ‘Worry’라는 단어의 어원은 고대영어 ‘Wyrgan’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사냥개가 짐승을 물고 흔들다’라는 의미가 있어요. 결국 걱정은 우리의 삶을 물고 흔들 수 있습니다. 걱정이 습관이 되면 우울증이 되고, 지나치면 죽음으로 갑니다. 그래서 걱정을 ‘느린 자살’이라고 하나봐요. 

 현실적으로 걱정을 안 하고 살수는 없습니다. 또한 적당한 걱정은 미래에 대해 염려하고 생각하는 것을 의미하므로 오히려 건강에 더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심하게 낙관적이고 무사태평한 태도를 가진 사람들은 위험을 과소평가해 사고를 당할 확률이 높다고 하죠. 적당한 걱정을 조심성이라고 해 두겠습니다. 


  스타 강사 설민석이 책을 읽고 설명해주는 <tvN 요즘책방: 책 읽어드립니다>에서도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How to Win Friends and Influence People>이 소개되었습니다. 자기계발서의 고전이죠. 출간 후 80년이 지나도 여전히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인생을 바꿀 삶의 지침서’인 <인간관계론>을 강독해달라는 시청자들의 요청이 빗발쳤다고 합니다. 


  자기 계발 분야의 선구자로 손꼽히는 데일 카네기는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꼭두새벽부터 농사일을 해야하는 환경에서도 배움에 대한 열정은 식을 줄 몰랐지요. 사람들 앞에서 말하기를 즐겼고, 학교 토론팀에서 활발하게 활동했어요. 교사, 세일즈맨 등 사람을 상대하는 여러 직업을 거쳤습니다. 한동안 생활고를 겪기도 했으나 YMCA에서 대화법 및 대중연설을 가르치며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했다고 합니다. 


  그의 책 <인간관계론>과 더불어 불후의 자기계발서로 불리는 <자리관리론, How To Stop Worrying & Start Living>에는 ‘걱정’이라는 단어가 핵심어입니다. 영어제목을 보시면 주제가 바로 나오지요. 

 데일카네기는 생계를 위해 관심도 없던 트럭 판매일을 하면서 바퀴벌레가 득실한 집에 살았습니다. 그때의 나이는 35세였죠. 퇴사를 결심하고 YMCA 야간 수업을 했습니다. 수강생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왔죠. 변화하는 수강생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자신의 일에 행복을 느꼈습니다. 여러 해 동안 강연을 하던 그는 사람들이 걱정거리를 짊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강연에 교재로 사용할 만한 책을 발견하지 못해 결국  직접 책을 쓰게 됩니다. 그 책이 바로 <자기관리론>입니다. 


  이 책에는 걱정하는 습관을 없애는 방법이 나옵니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몰입’입니다. 걱정이 생긴다면 행동에 몰입하고, 계속 바쁘게 움직이라고 조언합니다. 여기에 나오는 에피소드 2가지 소개하겠습니다. 

 어린 아이 둘을 잃은 안타까운 아버지의 사연이 나오는데요. 아이 둘을 하늘나라로 떠나보낸 뒤 한숨도 못자고, 먹지도 못하였습니다. 한순간도 편히 쉬지 못하고, 자신감도 잃어버렸지요. 결국 의사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는데요. 한 의사는 수면제를 처방했고, 다른 의사는 여행을 권유했습니다.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근데 두 아이를 잃은 그 아버지에게는 4살 짜리 아들이 남아 있었어요. 어느날 이 아들이 아버지에게 배를 만들어달라고 합니다. 신경은 곤두서 있고, 몸은 천근만근이어서 꼼짝도 하기 싫었지만 어린 아들의 요청을 거절할 수가 없었답니다. 장난감 배를 만드는데는 무려 3시간이나 걸렸습니다. 그런데 배가 완성될 즈음 놀라운 사실을 깨달았는데요. 처음으로 마음의 안식과 평화를 얻었고, 이후 무기력증에서 벗어났다고 합니다. 


 바쁘게 사는것이 최고의 정신질환 치료제 중 하나라고 정신과의사들은 말합니다. 전쟁의 참상을 겪으며 '정신신경증'에 걸린 군인들에게 군의관들은 '계속 바쁘게 움직이라'라는 처방을 내렸지요. 환자들은 숨돌릴 시간조차 없이 여러 활동을 해야했어요. 낚시, 사냥, 야구, 골프, 사진찍기, 정원가꾸기, 댄스 등 옥외할동이었습니다. 바쁘게 움직이다 보니 이들은 끔찍한 경험을 생각해낼 겨를이 없었습니다. 

  여러분, 걱정이 나를 짓누를 때는 무언가에 몰입해 보세요. 작은 일이라도 몰입했을 때 얻어지는 즐거움을 만끽해 보세요. 하나의 몰입이 성취감으로 이어집니다. 


  마음에 쓰이는 일을 미리 준비해서 해결할 수 있다면 적당한 걱정이겠죠. 하지만 우리가 하는 걱정의 대부분은 쓸데없는 것이랍니다. 

 캐나다이 심리학자 어니 젤린스키는 10분 이상 걱정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우리가 아는 걱정거리 40%가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 

 걱정의 30%는 이미 일어난 일이며,

 22%는 사소한 사건들, 

 4%는 우리가 바꿀 수 없는 것이다. 

 겨우 4%만이 걱정해서 바꿀 수 있다. 

 결국 우리가 하는 걱정의 96%는 불필요한 것이다.      

  진로상담실에 VIP 고객(?)이 한 명 있습니다. 재훈(가명)이는 거의 매일 저를 찾아옵니다. 들어보면 진로 고민은 거의 없습니다. 하루 일과의 대부분이 걱정으로 가득차 있서요. 

  ·오늘 5교시, 영어 말하기 수행평가 못하면 어떡해요?

  ·한국사 자격증 통과 못하면 어떡해요?

  ·4년제 대학 못가면 어떻게 되요?

  ·수학시간에 잤는데 수학 샘이 저 싫어하면 어떡하죠?

  여러분은 재훈이에게 어떻게 조언할건가요?

  티베트에는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걱정을 달고 살지 말고 지금 당장 해야하는 일에 집중합시다. 이제부터 쓸데없는 걱정은 휴지통에 넣어버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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