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는 또다른 성공
개끼리 싸움을 붙여 승패를 가르는 행위, 또는 싸움을 시키기 위하여 기르는 개를 투견이라고 합니다. 현재는 동물 학대 행위로 엄격히 금지하고 있습니니다. 그런데 싸움에서 진 투견은 이길 수 없다는 패배의식 때문에 상대 투견의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한다고 하네요.
사람이 이런 투견과 다른 점은 바로 실패를 통해 배우고 성장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래의 글은 국내 모 맥주 회사의 2016년 광고 카피입니다.
지원하지 않으면 떨어질 일도 없어
고백하지 않으면 차일 일도 없지
시도하지 않으면 실패할 일도 없고
꿈이 없다면 힘들 일도 없을 거야
하지만 혹시 알아?
이번엔 성공할지
세상의 박수를 받게 될지
그래도 널 좋아하고 있을지
숨겨진 능력을 발견하게 될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
저의 인생 모토가 마지막 문장에 나와 있어요. 무언가 시도했다가 실패하면 무능력한 사람으로 낙인찍힐까 두려워 시도조차 하기 싫을 때가 있었어요. 다른 일로 바빠서 못 하겠다고 내 자신에게 변명을 하기도 했구요. 그럴때마다 저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를 속으로 되뇌입니다. 이렇게 하면 모두 성공하냐구요? 그럴리가요. 실패를 하면 그 순간 자존감이 떨어지고, 극복하는데 시간이 걸립니다. 왜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어야 하냐고 원망도 하고,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곰곰이 생각도 하지요. 마상(마음의 상처)을 입고 치유되는 과정이 꽤 힘들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 단계로 도약하기 위한 오기가 생기고 실패의 원인을 분석하게 된다면 어떨까요? 실패가 나를 겸손하게 만들고, 반성하게 하고, 공부하게 한다면 웬만한 성공보다 낫지 않을까요?
클래시 오브 클랜이라는 게임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저도 직접 이 게임을 하지는 않지만 중학생들이 많이 하는 걸 보았기 때문에 핫한 게임이라는 걸 익히 알고 있어요. 이 게임을 만든 회사는 바로 핀란드 게임회사 ‘슈퍼셀’이죠. 연매출 2조원이 넘는 회사로 성장한 슈퍼셀의 성공비결은 무엇일까요?
슈퍼셀에서는 게임에 관해 아이디어를 제출한 직원 중에 채택되지 못한 직원에겐 파티를 열어준다고 합니다. 실패를 축하하는 파티죠. 높은 실적을 안겨다 준 직원들에게만 축하해주는 다른 회사와는 문화가 다릅니다. 슈퍼셀은 실패를 장려합니다. 그 배경에는 실패를 대대적으로 용인하고 축하하는 핀란드의 문화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매년 10월 13일을 실패의 날이라고 하는데요. 학생, 창업자, 교수 등이 한자리에 모여 자신의 실패 경험을 이야기하고 서로의 실패를 축하해 주는 날입니다. 핀란드 헬싱키 알토대학의 기업가정신 커뮤니티인 알토스(AaltoES)가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를 퍼뜨리기 위해 만든 날이라고 합니다.
세계 휴대전화 점유율 1위였으며, 핀란드 국내 총생산(GDP)의 24%를 차지했던 핀란드의 국민기업 노키아가 급격하게 몰락을 했습니다.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어요. 노키아의 몰락으로 핀란드에 닥친 경제적 위기로 인해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이 날을 제정했다고 합니다.
여러분이 도전해서 실패한 경험이 있다면 그건 축하받을 일입니다. 실패는 죄가 없어요. 성공의 반대말을 실패라 쓰지 말고 포기라고 여겨볼까요?
실패에서 아무 것도 배우지 못한다면, 인생의 뼈아픈 경험이고, 걸림돌이 되겠지만, 실패를 사전 연습이라고 생각하면 두려움이 사라집니다. 뭐든 처음이 어렵지 그 다음부터는 쉬운법이니까요.
걸림돌과 디딤돌은 모두 같은 돌멩이입니다. 어떻게 생각하는냐에 따라 엄청난 차이가 존재하지요. 걸림돌에 넘어지면 누군가는 이 돌멩이를 장애물이라고 하겠지만, 관점에 따라서는 디딤돌이 될 수 있다고도 생각합니다. 따라서 실패는 분명 성공으로 가는 디딤돌이 될 것입니다.
여러 회사의 자기소개서에는 이런 문제들이 자주 출제됩니다. 취업이 아니더라도 대학에 가기 위한 학교생활기록부에 실패의 경험과 극복사례가 구체적으로 드러나 있는 경우에 입학사정관의 눈길을 끌기 마련이지요.
□ 낯선 환경에서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공적으로 수행했던 경험
□ 예상치 못한 문제에 직면하였으나 원인을 파악하여 극복했던 경험
빅뱅 우주론에 의하면 우주는 뜨겁고 밀도높은 한 점에서 단 한번의 빅뱅으로 시작되었답니다. 우주의 시작은 단 한번의 빅뱅이었지만 우리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빅뱅이 일어납니다. 실패, 좌절, 도약의 빅뱅을 통해서 비로소 성공할 수 있지요. 절대 단 한번의 빅뱅으로는 꿈을 이룰 수 없습니다. 컴퓨터는 실패하면 다운되거나 고장이 나겠지만, 인간은 유연한 머리로 실패하면서 배웁니다. 실패는 자연스러운 진화의 한 과정입니다. 따라서 무언가를 해보다가 실패의 빅뱅이 일어나면 성공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크고 작은 일에 실패라는 걸 했다면 어깨 축 쳐져 인생 끝난 것처럼 있지 말고, 또 하나의 경험치가 업데이트 되었다고 생각해 보세요.
해리포터의 작가 J.K롤링도 “한 번도 실패하지 않은, 그런 삶 같지 않은 삶은 그 자체로 실패다”라고 했습니다.
해리포터로 성공하기 전, 20대 후반 결혼에 실패하고, 직장까지 잃어 최저생계비로 살아가는 싱글맘이었습니다. 번듯한 작업실 하나 없어 어린 아이를 데리고 카페에서 글을 쓴 것으로도 유명하죠. ‘이 정도면 바닥이겠지’라며 더 이상 잃을 게 없다는 생각이 들 무렵, 오히려 온 힘을 다해 책을 쓰며 의욕을 불태웁니다. 2011년 하버드 대학교 졸업식에서 그녀는 최고의 대학을 졸업하는 학생들에게 역설적으로 실패의 장점을 말했습니다.
저는 지금 실패가 재미있다고 말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그 시기는 제 인생의 가장 어두운 시간이었고, 그 터널이 얼마나 길지 전혀 알 수 없었으며, 그 끝에 있는 빛은 현실이 아닌 희망에 불과했으니까요.
그런데 왜 저는 실패의 장점에 대해 말하는 걸까요?
실패는 살면서 불필요한 것을 버릴 수 있게 만듭니다.
실패한 이후 저는 과장되고, 가식적인 것을 버리는 대신, 모든 에너지를 중요한 일에 집중했어요.
저에겐 사랑하는 딸이 있었고, 오래된 타자기와 창작 아이디어가 있었죠. 그건 모두 제 삶을 만드는 단단한 기초가 됐습니다.
살면서 실패를 겪지 않을 순 없어요.
살아 있는 것같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조심스럽게 산다면 가능할 수도 있겠죠.
그러나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건 실패한 것과 마찬가지예요.
실패를 성공의 디딤돌로 여긴 J.K.롤링의 연설을 요약했는데요. 그녀는 누구보다 큰 실패를 맛보았지만, 누구보다 더 큰 성공을 이루어냈습니다. J.K.롤링의 말을 새기면서 실패의 두려움을 함께 극복해 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