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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fewriter Jun 16. 2023

Prologue

I am a Cafe-writer.

 주변인들이 알아주는 카페쟁이인 나는 핫한 신상 카페에 방문한 사진을 인스타 피드에 도장깨기처럼 전시한다. 그 외에도 커피 맛이 완벽하게 내 취향이라 집에서 대중교통으로 30분 정도 걸리는 곳임에도 너무 자주 방문해서 내 스탬프 카드가 ‘핵단골’ 통에 들어있는 카페도 있다. 또 혼자 가서 책을 보거나 노트북을 사용하기에 적합한 환경이라 종종 가는 카페가 있고, 빵이 너무 맛있어서 커피 맛은 포기하더라도 가는 곳이 있으며, 드라이브를 즐기다가 탁 트인 경관을 감상하기 위해 들리는 교외 카페도 있다. 

 이 짓을 골고루 하기 때문에 어느덧 서울, 경기권의 이름 있는 카페는 웬만큼 다 가본 사람이 되어있었다. 하지만 메뉴와 공간에 대한 정보를 훌륭히 전달하는 카페 인플루언서들은 이미 넘쳐나서 게으른 카페쟁이가 돈을 벌기는 역시 글렀다고 좌절했다. 

 항상 어떤 카페를 가든지 특징까지 기억하는 편이고, 안 가본 카페도 어떤 포인트에 꽂혀서 나중에 가봐야지 하고 마음 먹으면 딱히 리스트업하지 않아도 그 카페가 위치한 지역까지 기가 막히게 기억해두는 편이다. 이런 나의 선택적 기억력에 놀라는 친구들도 많다. 평소 관심 없는 내용의 정보는 내 뇌가 사정없이 필터링 해버리기 때문이다. 노는 데에만 철저한 나란 사람. 

 오늘도 나는 자주 오는 카페 중의 한 곳에서 이 글을 쓰고 있다. 나는 현재 백수이고 (I)임에도 집에만 박혀있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사람으로서 1일 1카페를 신성한 의식처럼 치룬다. 이처럼 카페생활이 자연스러운 나이기에 새롭게 펼친 이 노트에는 내가 카페에서 겪은 것들을 기록하기로 했다. 그 카페만의 개성, 카페에서 만난 사람, 카페에서 나눈 대화 혹은 사색, 카페에서 읽은 책, 카페에서 섭취한 디저트와 커피. 그런 소소한 카페 생활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싶다. 

 


카페를 추천하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추억하는 사람이 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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