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_작은 실천이 세상을 바꾼다

by 하이움

벌써 20년도 더 된 이야기,

그야말로 무슨 이야기를 해도 히스토리가 되어 버리는 세월이다.

내친김에 ‘내가 회사 다닐 때는 말이야’를 잠시 차용하면

직원 사기 증진이라는 이름하에 사내 슬로건 공모전이 가끔 열리곤 했다.

단순한 이벤트에 지나지 않는다면 눈길도 주지 않았겠지만

당선작에는 적지 않은 보너스가 걸려 있었으니 솔깃할 수밖에 없었다.

그때 작정하고 낸 문구가 바로

‘작은 실천이 세상을 바꾼다’였고

그해 보너스를 당당히 받아 내

동료끼리 삼겹살을 먹으러 갔던 추억이 남아 있다.


아, 되돌아보니 좋았던 시절이었다.

하루가 멀다 하고 감정기복이 널을 뛰는 듯한

사이코에 가까운 상사에 놀아날 때면

의자에 몰래 물을 쏟아 놓고 싶은 충동이 번번히 일었으나

겁은 많아 가지고 단 한 번도 시도조차 해보지 못했지만

무엇보다 젊었고, 상사는 싫어도

넘쳐나는 일은 전혀 싫지 않던 열정 가득하던 그 시절..


작은 실천이 세상을 바꾼다는 식의 말은

이제는 아주 흔한 문장이 되었지만

당시는 스스로도 참신하다고 생각했고

선두에 나서서 뜻을 펼치고 사람을 모으는 용기는 없었지만

‘나 하나 쯤이야’ 라기 보다는

‘나 하나라도’라는 건전한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


대단한 결과를 바라고 하는 건 아니지만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하다 보면

결국은 좋은 쪽으로 흘러가겠지라는 태평함과

믿도 끝도 없는 믿음이 그때나 지금이나 있었으니

조금 과격하다 싶을 정도로 적극적으로

세상을 바꾸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부끄럽고

면목 없지만 이렇게라도 힘을 보태고 싶었달까.


살다 보니 ‘이건 좀 아닌데’ 라거나,

‘어 그렇구나’ 싶은 것은 끝도 없이 발견되고

조금씩 고쳐 나가다보니

조금은 더 세심하게

세상을 챙기고 있는 나를 발견하기도 한다.

그렇게 다들 각자 자리에서

기본에만 충실해도 세상 온도가 다르고

햇빛의 촉감이 다를 것만 같았다.


‘작은 실천이 세상을 바꾼다’는 말은

언뜻 보기에는 모두 조금씩 노력해 보자는 취지인 것 같지만

사실은 ‘일성록’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자기 성찰과 정진을 위해서 하루도 빠지지 않고

그날의 잘못을 되돌아보며 반성했다는

조선의 왕 정조의 일성록처럼

나의 하루를 돌아보고 반성하고 하나씩 고쳐가기를 실천함으로써

내 삶이 손톱만큼씩이라도 나아지길 소망하는 것,


그리고 바람이 있다면

내가 느낀 이야기들이 작은 공감으로 다가갔으면 하는 마음.

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