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이불 덮고 산 지 몇 해런가
자식들 품에서 떠나보내고
둘만 남았으니
이제 오순도순 살아봅시다
그런 말은 낯간지러워 죽어도 못 하지
할 말도 없고 들을 말도 없으니
그만 헤어집시다
등 돌리고 누웠다가 문득
집 한 채 있는 거 반으로 쪼개면
비바람 눈보라는 누가 막아주나
죽으나 사나 붙어 살아야 할 팔자
날이 환하게 밝았으니
자리 털고 일어나
공룡능선 산책이나 갑시다
누가 먼저 말했는지 산도 바람도 모른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