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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건희 Apr 17. 2022

청소년자치활동은 삶의 공부다

인지 교육을 넘어 지혜와 덕을 기르는 훌륭한 공부

성주가 연구소에 왔다. 오랜만이다. 5년여 전 달그락 회장이었고 서울로 대학 가서 부모님들이 유독(?) 좋아하는 청년이다. 휴학 후 지역에 청소년 돕는 멘토링 활동하면서 곧 미국으로 교환학생 가려고 준비 중이다. 


간식을 바리바리 싸서 온 모양이다. 선생님들 드시라고 가져온 간식이라면서 후배들이 모두 먹을 것 같아서 햇반과 김, 음료 선물을 따로 가져왔다고 했다. 벌써 대학 3학년이 되었다. 


성주 청소년기 고교 기숙사에 있으면서도 평일에 토론회나 행사에서 발표할 일 있으면 미리 자료조사하고 발제문 준비 하고 행사 당일 저녁에도 나와서 활동 후에 다시 기숙사 들어갈 정도로 열심히 활동했다. 달그락에 청소년 대표 출마했을 때도 다양한 공약 발표하면서 당선되고 제안한 공약 이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입시 공부도 열심히 했다. 고대 입학했고 나름대로 꿈꾸는 일들 찾아가고 있는 모양이다.


청소년 자치활동은 삶의 공부라고 믿는다. 전통적으로 전인교육의 3대 요소를 지·덕·체라고 하는데 우리가 모두 알고 있듯이 인지 교육에 초집중하고 있고 덕과 체는 미진한 상황이다. 


자치활동은 ‘덕’을 기를 수 있다. 진로 활동을 비롯하여 사회참여활동과 봉사활동, 자치조직에서의 민주적 의사수렴 방법과 리더십, 거기에 글쓰기와 토론회 등 삶에서 필요한 실질적인 내용을 배우고 실천하는 현장의 공부다. 성적을 넘어 삶의 방향을 설정할 수 있는 청소년기 가장 중요한 과정이라고 확신한다. 오랜 시간 청소년 현장에서 만난 경험이고 내 안의 결과다.


입시 공부 때문에 청소년 활동을 못 한다는 하는데 이해하기 어렵다. 입시학원 다니면서도 여행도 가고 영화와 드라마도 보고 연애도 하고 게임도 한다. 내가 만났던 수많은 청소년 중에서 사회참여, 봉사 등 청소년 활동하면서도 서울권 대학에 입학했던 친구들 많았다. 대학을 저항하거나 자신이 원하는 일을 찾는 청소년도 많았다. 


지난해 달그락 회장이었던 민성이는 고3인데도 달그락 활동하면서 소방관을 꿈꾸고 있다. 대학을 목표로 하건 안하건 모두가 각자의 꿈에 다가가기 위한 친구들로 현재를 살아 내고 있다. 청소년 활동은 대학 입시를 위한 수단으로 행하지 않는다. 그들이 꿈꾸는 삶의 실현을 위한 과정이다. 


중학교에 입학한 아이가 어제 달그락 입회원서 썼다. 우리 아이도 이제 시민으로서 자치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새 정부 들어 수시가 줄고 정시는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학교밖에서 하는 청소년 기관 활동은 교내 입시에 반영되기 어려운 시기다. 신경이 쓰이지만 그리 개의치 않는다. 


오랜 시간 이 바닥에 활동하면서 경험으로 알게 된 청소년의 진로에 있어서 청소년활동, 특히 자치활동이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알기 때문이다. 청소년과 함께 그들을 위해서 그들에 의해서 세상이 변하고 그들의 삶이 변할 수 있는 활동을 할 뿐이다.



달그락 대표자회의 선거가 끝났고 요즘 선배 대표자그룹이 후배들에게 인수인계 중이다. 달그락 한 쪽에서 선후배 대표 청소년들이 회의 중이다. 달그락은 오늘도 조용히 달그락거린다. 청소년의 자치활동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 아닌 어떤 일을 해도 인지 교육을 넘어 지혜와 덕을 기르는 훌륭한 공부임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청소년 자녀의 행복을 원한다면 삶의 공부를 찾아서 이벤트를 넘어 실제 활동을 함께 할 일이다.


이 글은 군산미래신문칼럼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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