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대 사람으로 마주했을 때의 변화
내가 이 타이밍에 조직장이라고??? 이렇게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조직장이 되었다.
매니저? 조직장? 그래 항상 나에게는 조직장이 있었지.
그런데 내가 그걸 해야 한다고. 그럼 무엇부터 해야 하는 것일까?
그래서 일단 유~명한 책부터 보기로 했다.
2권의 책을 2~3달에 걸쳐서 열심히 읽었다.
읽는 도중에 조직에 도입할 수 있는 것들이 있으면 메모해 두었다 조직에 적용해보곤 했다.
사람 매니징에 관련된 내용 중 공통적으로 나오는 내용들이 몇 개 있는데 그중 하나가 1on1 미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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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조직원이었을 때에도 일대일 면담을 주기적으로 하고 있었다.
즉 나는 1on1 미팅의 경험이 있었던 것이다.
그때의 주된 내용은 "요즘 업무를 방해하는 것이 무엇입니까? 였었다.
처음에 나의 매니저가 이런 질문을 해준다는 게 굉장히 신기했고 또 고마웠다.
내가 하고 있는 일에 혹시라고 불편함이 있을까 봐 관심을 가져준다니!!! 그걸 물어봐 준다고??
그 사실 하나 만으로도 너무나 감격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처음 조직을 맡았을 때 구성원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꽤 오랜 시간 동료로서 같이 생활하고 있었고, 활달한 성격 덕에 동료들과 대화도 많이 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건 내 착각이었다는 걸 짧은 시간 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누구는 어디에 살고", "몇 살이고", "어떤 음식을 좋아하고", "어떤 개발을 했었다"라는 정보는 알고 있었지만. 그게 다였던 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정보는 과거와 현재의 정보가 대다수였다.
내가 조직과 사람을 운영하기 위해서 필요한 정보는 미래형 정보라는 사실을 첫 1on1을 경험하고 깨달았다.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앞으로 어떤 개발자가 되고 싶은지?
"목표가 무엇인지?"
"이 회사는 언제까지 다닐 것인지?"
... 하지만 사람이 많은 대화 속에서는 그런 질문이 오가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었다.
1on1 미팅을 하면서 몇 가지 요령이 생겼다.
첫째, 질문을 미리 만들어 둘 것.
매달 1on1을 하기 전에 내가 필요한 정보를 설문을 통해서 받기 시작했다.
우리 조직의 방향을 정의해 주세요. (우리는 xxx 조직이다.)
좋은 업적을 달성한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
본인이 생각하는 우리의 일은 무엇이 있을까요?
자신의 직업적인 미션은 무엇일까요? (전 훌륭한 개발자가 되는 게 미션입니다.)
우리 조직의 미션에 대해서 생각해 봅시다.
21년 우리가 이룬 업적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이런 질문들을 통해서 구성원들의 생각을 알아내려고 노력하였다.
그리고 구성원이 평소에 생각하지 않는 주제에 대해서 화두를 던져서 다양한 주제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게 하였다.
그런 주제에 대해서 생각해 봄으로서 스스로에 더 성장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주제가 정해지지 않으면 대화가 쉽게 끊어지고, 서로에 대해서 알고 있는 정보 안에서 빙빙 맴도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이렇게 1on1 주제에 대해서 먼저 정리해서 적어두니 같이 얘기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아져 한 층 더 효율적인 1on1을 진행할 수 있었다.
둘째, 내가 어떤 액션을 하고자 하면 그 실행 방안에 대해서 먼저 생각해 보고 만든다.
우리는 2022 if kakao에 어떤 주제로 발표를 할까요?
파트원들의 브런치, 티스토리 오너십 향상을 위해서 무엇을 해보면 좋을까요?
연말에 어떤 이벤트를 해보면 좋을까요?
이런 주제를 던짐으로써 그 일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하고, 또 우리가 앞으로 이런 일을 하게 될 것이라는 걸 암시해주는 역할을 한다.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일을 갑자기 나타나서 우리 이렇게 할게요 라고 말하는 것보다 훨씬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 수 있었다.
또 막연한 내 생각에 구성원들의 아이디어가 더해져서 정말 좋은 실행 안이 나오기도 한다.
이제 1on1 미팅을 반년쯤 한 것 같다.
조직장이 되어서 가장 열심히 하고 있는 것이 1on1 미팅이고, 조직과 구성원과 나에게 가장 도움이 많이 되는 것이 1on1 미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 번 달에는 또 어떤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봐야 할지 다시 고민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