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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ah Jul 17. 2021

매니저 1개월

해보니깐 이제까지의 모든 팀장님들이 대단해 보인다.

작은 팀의 리더가 되었다.


매니저가 되야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지만, 나의 리더가 다른 회사로 떠나면서 자연스럽게 조직 리더가 되었다.

리더가 되고 나서 가장 처음 한 일은 조직에 관한 일이 아니라 떠나갈 리더를 후회되지 않게 떠나보내는 것이었다.

나와 수년을 함께 일한 동료이자, 우리 조직의 리더가 떠난다는 것은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아닌 일이다.

하지만 떠나는 동료가 수년간 일 한 회사를 좋은 기억으로 떠날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소소한 이벤트를 계획하고 아름답게 이별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조직을 위해서 한 첫 번째 일은 1on1 미팅이다.

평소에 일하면서 가깝게 지낸 동료들. 이 전까지는 같은 팀원으로서 편안하고 즐겁게 지냈는데, 이제는 내가 그들의 리더가 되면서 가져오는 변화들에 대해서 이야기해야 했다.

조직의 방향과 우리의 관계, 내가 각 팀원들에게 기대하는 역할들에 대해서 얘기를 나눈 것 같다.

사실 1on1을 해야지라고는 생각했지만, 막상 그 시간에 무엇을 얘기해야 할지는 준비가 되지 않았었다.


때마침 "개발 7년 차, 매니저 1일 차"이라는 책을 읽고 있었다.

앞부분에 1on1을 하는 방법, 어떤 질문을 하면 좋은지 등을 알려주고 있었다.

세상에 이렇게 좋은 책이 있다니. 때때로 어떤 정보는 그걸 받아들이는 사람의 상황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 같다. 최근 읽은 그 어떤 책 보다도 내게 도움이 많이 된 것 같다.


리더가 되고 나서 가장 큰 변화는 주기적으로 회의에 들어가야 하고, 회의의 내용을 요약해서 다시 전파하거나 회의에서 발표해야 할 내용을 정리해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평소에도 집요하게 메모를 많이 해두는 스타일이지만, 이제는 그 메모를 빠르게 꺼내는 방법을 익히고 있다.

주기적인 메모

예전의 메모는 기록을 위한 것이라면 지금의 메모는 기록과 보고를 위한 정리를 동시에 해야 하는 것 같다.

예를 들면 '프로젝트 회고'를 했다고 가정해보자.

회고에 대한 내용을 회고 노트에 정리하고 그 회고 내용을 언제 보고해야 할지를 생각해서 보고가 필요한 노트에도 같이 기록해 두는 습관이 생기고 있다.

그렇게 하면 보고를 하기 위해서 데이터를 다시 모으는 시간을 아끼고 정보를 더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


또 다른 변화는 내가 하는 제안을 받아들이는 팀원들의 모습이다.

평소에 라이트닝토크나 목표 관리의 경험 같은 걸 팀원들과 많이 이야기했다.

'이런 거 발표해보면 재밌겠어요', '이런 거 한 번 해봐요 재밌을 거 같은데요?'... 이런 말들이 이제는 다른 사람들에게 강압적이고 부담으로 전달되는 것 같다.

조금 더 신중하게 진지하게 말을 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아직 배워야 할 것들이 태산이고 읽어야 할 것들도 태산이다.

다음 달에는 또 어떤 변화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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