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oso Oct 22. 2017

생애 첫 아침 비행기 타기

특가라면 새벽 비행기도 탈 수 있어 

나가사키에 간다니까, 지인들이 한결같이 "짬뽕 먹으러 가냐?"라고 물었다. 베트남에 간다고 했을 때는 쌀국수 먹으러 가냐고 묻더니만. 시코쿠에 간다고 하면 우동 먹으러 가냐고 물을 게 뻔하다. "짬뽕만 먹을 줄 알고? 카스텔라도 먹을 거다!" 대꾸는 했지만, 난 남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식탐이 많거나 미식가가 아니다.

그럼 왜 나가사키냐고? 글쎄... 교토나 오사카, 도쿄, 후쿠오카처럼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많은 도시가 아닐 것 같아서랄까. 나처럼 평범하고 심심한 이미지를 가진 곳이리라 상상했다. 왠지 끌렸다.

 



생애 첫 아침 비행기 타기

나가사키 직항은 현재 에어서울에서만 운항한다. 출국 이틀 전, 특가 항공권을 노리고 검색 신공을 펼쳐 항공료만 왕복 6만 원인 표를 낚았다. 대신 출국 시각이 오전 7시 20분. 인천공항에 출국 3시간 전에 도착하려면 집에서 새벽 3시 30분에 나서야 한다는 계산이 나왔다. 첫 홀로 해외여행인데 너무 대책 없이 지른 것 같아 잠시 후회도 했다. 정신을 가다듬고, 오전 비행기를 타는 사람들이 공항에 어떻게 가는지 검색해봤다.


1. 출국 전날 인천공항 내 캡슐호텔이나 근처 호텔 또는 게스트하우스에서 묵는다.

2. 택시를 탄다.

3. 차를 갖고 가서 장기 주차를 한다.

4. 셰어링(합승) 방식의 콜밴을 이용한다. 비용 약 2만 원. https://www.airvan.kr/

5. 택시를 타고 김포공항에 내린 뒤, 04시에 출발하는 인천공항행 첫 리무진 버스로 갈아탄다. 비용 약 2만 원.


1, 2번은 비용이 최소 5만 원 이상 예상됐다. 비행기 편도 값보다 비싼 돈을 들이는 것은 양심에 찔려 패스!

3. 운전면허가 없고, 운전해 줄 사람도 없으니 패스!

4. 콜밴은 전날 15시까지 예약해야 하는데 이미 늦었다.

5. 생전 처음, 새벽에 택시를 타는 게 두려웠지만 이 방법밖에 남지 않아 시도해보기로 했다.


새벽 3시 30분에 카카오 택시를 타고 20분 만에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공항버스 정류장에 아무도 없으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이미 대기줄이 늘어서 있었다. 4시 5분 전에 도착한 공항버스 안에도 승객이 많아 빈 좌석이 거의 없었다. 더 놀라운 사실은 그 시각에 여자 승객들이 대부분 화장을 하고 있었다는 것. 꾀죄죄 민낯인 나는 모자를 더 푹 눌러써야 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