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심리학을 전공한 엄마가 느끼는 리얼육아감정

생존의 욕구가 무너지는 일 -육아-

by 노희영

D+389


아기를 키우다 보니 왜 이렇게 힘들까? 고민해 보았다.


나의 경우는 산후도우미를 쓰지 않았다.

양가 부모님의 도움을 받지 않았다.

조리원 퇴소 후 지금까지 내가 아이를 돌보았다.

이유는 오직 하나다.


이 아이가 나를 엄마로 빨리 인식하기를 원했다.


이미 병원에서 5일 동안 수많은 간호사분들이 아이를 봐주셨고, 조리원에서는 수많은 조리원에 계시는 분들이 아이를 봐주셨기 때문에 한 명, 오로지 한 명, 나만이 너의 엄마라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


그렇게 1년 동안 아이를 키우며, 혼합수유였던 나는 모유는 모유대로 젖병은 젖병대로 2-3시간마다 수유를 해야 했으며, 매일 열탕소독, 밤낮으로 유축해서 냉장고에 넣어두기, 물리기, 젖병 씻기, 기저귀 갈기, 옷 입히기, 씻기기, 로션 바르기, 이유식을 시작하면서 이유식 만들기, 엉망이 된 바닥 치우기, 장난감 치우기, 소독하기, 청소하기, 아기 옷 빨기, 아이 옷 개기, 내 옷과 남편 옷 매일매일 이뤄지는 반복되는 무한패턴반복. 정말 해야 할 일이 많더라. 남편이 같이 해줌에도 불구하고 정말 할 일이 매일매일 많더라.


그런데 문제는 제대로 밥을 먹는 건 사치였으며, 여전히 사치다. 아기가 기다려주지를 않는다. 요즘은 매일 와서 안으라고 한다. 밥을 먹으면 와서 의자를 잡고 일어서서 칭얼거린다.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다. 잠을 못 잔 지 오래되었다. 수면의 질이 떨어졌다.

나는 분리수면을 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아직도 새벽에 깨서 앉아서 칭얼거리는 날이 많다.


누가 나에게 일 할래? 애 볼래? 하면 나는 일을 한다고 대답할 것이다. 나도 10년 넘게 일을 한 사람으로서 비교를 해보자만 나는 일이다. 그런데 워킹맘은 또 자신이 없다. 무섭다. 그래 겁나고 무섭다.


그런데 진짜 또 사람 미칠 노릇이 뭔지 알아? 애를 놓을 수가 없다. 내 배 속에서 키운 이 아이를 놓을 수가 없다. 그래서 내 인생을 통째로 잠시 내려놓았다. 아이를 놓을 수가 없어서.


주절주절 이야기한 이유는

왜 아이를 키우는 일이 이렇게 힘들까? 생각을 해보았다.

내가 주관적으로 내린 결론은


'아이를 키운다는 건 생존의 욕구가 정말 무너지는 일이구나'


먹는 거, 자는 거, 입는 거 생존의 욕구가 무너지면서 결국 생존의 욕구가 와르르 무너지니 이게 뭐지? 싶은 거다.

너무 배가 고프면 도둑질도 하지 않는가. 사람이 잠을 못 자면 횡설수설하며 예민해지지 않는가.

육아라는 게 모든 게 와르르 무너지는 일이드라.


그런데 그 순간에도 아기가 예뻐서 미칠 노릇이다. 우이이이이잉 너무 예뻐서 미치겠어.

어떻게 이런 아이가 내 뱃속에서 나왔을까 싶은 신기함과 뿌듯함.


아이가 있다는 것은 신기한 일이다. 어떻게 여러 가지 감정을 동시에 다 느끼게 해 주냔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