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기도토리 Sep 08. 2023

ep 7. 키위 생크림 케이크


엄마의 생신이 다가왔다.

어떤 케이크가 좋을지 고민했는데, 키위를 넣은 생크림 케이크를 골랐다. 요즘 마트에 나오는 키위들이 맛있기도 하고, 키위는 케이크에 넣기에도 딱 좋은 과일이니까. 딸기와 다르게 껍질을 깎아야 하지만 손질은 쉬운 편이니까.


햇볕이 쨍쨍해서 무척 더운 주말.

주방에 서서 제누와즈를 굽기 시작했다.



키위 생크림 케이크

* 바닐라 제누와즈

바닐라빈 페이스트를 넣은 바닐라 제누와즈를 만들었다. 늘 그렇듯 박력분 대신 우리밀가루를, 우유 대신 아몬드브리즈 언스위트를 썼다.


* 꾸앵뜨로와 크림치즈를 넣은 크림

새콤한 향을 위해 꾸앵뜨로(오렌지 술)와 크림치즈를 넣었다. 더 상큼한 맛의 크림을 만들고 싶다면 요거트 파우더를 넣어도 좋다.


* 두 가지 키위, 그리고 타임

알록달록한 케이크를 만들고 싶어서 골드 키위와 그린 키위 둘 다 썼다. 타임은 깨끗이 씻어서 말린 뒤 장식용으로 케이크 윗면에 얹었다.




케이크 초에 불을 붙이고 여자 셋이서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다. 노래가 끝난 뒤, 엄마는 속으로 소원을 빌고 후 불어 불을 껐다. 언니와 엄마가 보는 앞에서 나는 케이크를 조심스레 잘랐다. 혼자 할 때는 잘만 했는데, 누군가가 보는 앞에서 케이크를 자르니 어쩐지 기우뚱하게 자르고 말았다.


기우뚱한 케이크를 엄마와 언니와 먹었다.

다들 맛있다고 해 줘서 고마웠다.


상큼한 그린 키위와 달콤한 골드 키위, 크림치즈를 넣어 부드러운 생크림이 잘 어울린다. 꾸앵뜨로를 넣길 잘했다. 은은하게 퍼지는 오렌지 향이 키위와 잘 어울릴 뿐만 아니라 고급스러움을 더해 준다.


첫째 층에는 그린 키위를 넣고, 둘째 층에는 골드 키위를 넣었는데, 생각해 보니 마지막 층에 그린 키위를 넣으면 밸런스가 안 맞는 것 같았다.

그래서 셋째 층의 가장자리에는 그린 키위를 빙 두르고, 안쪽에는 골드 키위를 넣었다. 그랬더니 알록달록 귀여운 케이크가 되었다.


윗면 가장자리는 8발별 깍지로 짧게 파이핑해서 꾸몄는데, 크림 파이핑하는 기술이 익숙하지 않아서 좀 고생했다. 앞으로는 종종 크림이 남으면 파이핑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파이핑만 잘해도 케이크가 한층 더 멋있어지니까.


크림 안쪽을 두 가지 키위로 촘촘하게 두르고, 그 위엔 타임을 얹어 장식했다. 타임은 향도 좋고 예쁘기까지 하다. 케이크의 멋을 살려 준다.




내가 만든 케이크로 엄마의 생일날이 행복해졌다면 좋겠다. 글을 읽는 분들도 내 케이크로 인해 즐거워지면 좋겠다.


다음엔 또 어떤 케이크를 만들까?


언니가 그려준 키위 생크림 케이크


_계속

매거진의 이전글 ep 6. 얼그레이 쉬폰 케이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