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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기도토리 Jan 05. 2024

ep 23. 버터 크림 롤케이크


어릴 때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버터 크림 케이크는 생크림 케이크보다 싸요. 버터 크림보다는 생크림이 더 맛있잖아요.’


그날 누군가에게 들은 이야기 때문일까. 나는 얼마 전까지도 버터 크림을 넣은 케이크는 생크림 케이크에 비해 맛이 떨어진다고 생각했었다. 버터 크림은 느끼해서 금세 물리고, 생크림처럼 맛있지 않다고.


하지만 전 세계 사람들에게 널리 팔렸다는 롤케이크도 버터 크림을 넣은 케이크인걸.

견과류와 건과일이 들어간 버터 크림 롤케이크를 상상하며, 롤케이크 시트를 만들기 시작했다.



버터 크림 롤케이크

* 쉬폰 롤케이크 시트

원래 만들었던 롤케이크 시트보다 조금 두꺼운 시트를 만들기 위해 배합을 늘렸다. 이번에는 우유나 아몬드브리즈 언스위트 대신 직접 만든 두유를 넣었다.


* 바닐라 버터 크림

달콤한 바닐라 향이 나는 버터 크림을 만든다. 실온에 두어 말랑해진 버터를 핸드믹서로 충분히 풀어준 뒤 슈가파우더를 넣어 색이 밝아지고 퐁신해질 때까지 휘핑한다. 생크림을 조금씩 나눠 넣어 섞은 뒤, 바닐라빈 페이스트를 조금 넣어 마무리한다.


* 크랜베리와 피스타치오

크랜베리는 미지근한 물에 10분 이상 불린 뒤 키친타월로 물기를 제거한다. 피스타치오는 잘게 잘라 준비한다.

시트에 버터 크림을 넓게 펴 바른 뒤, 크랜베리와 피스타치오를 뿌린다. 롤케이크를 돌돌 말고, 냉장고에서 숙성하면 케이크 완성.




버터 크림으로 케이크를 만든 건 이번이 처음이다. 버터 크림은 냉장고에서 꺼냈을 때는 단단한데 15분 정도 실온에 두면 살짝 부드러워진다. 스위스 머랭으로 만든 크림이 아닌데도 굉장히 부드럽고 풍미가 좋다. 다음에는 머랭으로 버터 크림을 만들어 봐야지.


버터 크림을 만들 때 주의해야 할 것 한 가지. 버터 크림을 만들 때는 버터의 색깔이 밝아지고 크림이 퐁신해질 때까지 충분히 휘핑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느끼하지 않은 크림을 만들 수 있다.


버터 크림 위에 군데 군데 얹은 크랜베리와 피스타치오도 케이크의 맛을 업그레이드해 준다. 크랜베리의 상큼함과 피스타치오의 고소함이 잘 어울린다.

아몬드, 호두, 건포도, 마카다미아 등도 잘 어울릴 것 같다.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좋을 듯하다.


그리고 이 케이크는 역시 시트가 맛있다. 쉬폰 케이크처럼 보송보송한 식감인데 별립법 제누와즈처럼 쫀쫀하고 맛도 훌륭하다. 달지 않고 풍미도 좋은, 담담한 카스테라 같다.




버터 크림은 버터 크림만의 매력이 있다.

입 안에 부드럽게 퍼지는 생크림과는 다르게, 고소하고 진한 크림이 입 안을 가득 감싸는, 그런 매력.


생크림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버터 크림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는 것뿐이라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는 버터 크림 케이크도 종종 만들어야지.


다음엔 무슨 케이크를 만들까?


언니가 그려준 버터 크림 롤케이크


_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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