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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기도토리 Feb 09. 2024

ep 28. 바나나 화이트 초콜릿 케이크


이제야 밝히는 거지만, 사실 나는 디저트류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케이크를 만들고 있으면서 이런 말을 하는 게 이상하긴 하지만 아무튼 그렇다. 디저트류보다는 한식을 더 좋아한다.


그런데 내가 좋아하는 디저트류가 딱 한 가지 있다.

바로, 초콜릿. 초콜릿은 언제 먹어도 맛있다. 다크 초콜릿도 좋고 밀크도 좋고 화이트도 좋다.


화이트 초콜릿을 넣은 크림에 과일을 샌드한, 클래식한 케이크가 먹고 싶었다. 엄마와 언니가 바나나를 좋아하니까, 바나나를 넣으면 어떨까? 전에 만든 초코바나나 케이크와 대비도 될 것 같고.



바나나 화이트 초콜릿 케이크

* 바닐라 제누와즈

화이트 초콜릿 크림과 어울리도록 촉촉한 제누와즈를 만든다. 시트에 들어가는 설탕량을 줄이지 않고, 달걀 거품을 핸드 믹서 중속-고속-저속으로 올려야 촘촘한 시트를 만들 수 있다.

바닐라 맛이 진하게 나도록, 바닐라빈 페이스트는 1/3티스푼 정도 넣는다.


* 화이트 초콜릿 크림과 바나나

화이트 커버춰로 가나슈를 만들고, 차가운 생크림을 나눠 넣어 크림을 완성한다. 바나나는 도톰하게 잘라 크림 사이에 샌드한다.

촉촉함을 위해 물과 물의 1/2의 설탕을 따뜻하게 데워 만든 설탕 시럽을 꼭 사용해야 한다. 시럽은 충분히 식힌 뒤 쓴다.


* 원형 깍지 장식

아이싱한 케이크 윗면에 원형 깍지로 크게 크림을 장식하면 케이크 완성.




폭신한 바닐라 제누와즈에 부드럽게 녹는 화이트 초콜릿 크림을 바르고 달콤한 바나나를 샌드한 케이크. 향긋한 바나나와 초콜릿이 어우러지는, 무척이나 포근한 케이크가 되었다.


생크림에 화이트 초콜릿을 넣으면 풍미가 훨씬 좋아진다. 샹티 크림이나 마스카포네 크림도 좋지만, 나는 초콜릿 크림이 훨씬 맛있다. 겉모습은 심플하지만 맛은 심플하지 않다. 케이크를 입에 넣으면, 화이트 초콜릿의 고급스러운 맛이 은은하게 퍼진다.


이번에 가장 고심한 부분은 제누와즈였다. 지금껏 몇 번이나 제누와즈를 구웠지만, 이번에는 정말 완벽한 시트를 굽고 싶었기 때문이다.


달걀에 설탕과 바닐라빈 페이스트를 넣고 고루 섞어 준다. 중탕으로 볼을 올려 38도까지 반죽 온도를 맞춘 다음, 달걀 거품을 올리고 밀가루와 버터를 조심히 섞었다. 반죽을 오븐에 넣어 굽고, 완성한 제누와즈를 잘라 조금 먹어 보니 촘촘하고 부들부들하며 적당히 달고 입 안에서 녹는, 정말이지 완벽한 맛의 제누와즈가 되었다.




포크로 조각 내어 입에 넣으면, 말 그대로 입에서 녹아 사라진다. 재료 하나하나의 맛을 충분히 끌어올려서 클래식하면서도 풍성한 맛의 케이크.


특별할 것 없는 단순한 케이크지만, 오늘의 케이크는 나에게는 특별하다. 열심을 다해 만들면 뿌듯하고, 또 그만큼 맛도 좋다. 정성을 쏟은 만큼 맛있게 나와 줘서, 오늘도 케이크에게 고마웠다.


다음엔 무슨 케이크를 만들까?


언니가 그려준 바나나 화이트 초콜릿 케이크


_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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