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청안 에세이작가 Jul 30. 2020

결말을 몰라야만 재미있을 거라는 확신 :우리 인생은

오늘 회사에서 제비뽑기로 당첨자를 가려내고서...

  오늘은 1년에 한 번 회사에서 제공하는 어떤 혜택의 당첨자를 가리기 위한 제비뽑기를 하는 날이다. ^^ 별 것 아닌 별일에 촉각이 곤두서고 당첨 유무에 희비가 가려지는 참으로 재미있는 날. 나는 몇 년째 이 당첨 행사의 주최자이다. 인사총무부니까.


최첨단 제비뽑기(포춘쿠키모양) 어플리케이션 활용!!


  그야말로 간단하게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으로 당첨자를 가려낸 후 한 직원으로부터 이런 메시지를 받았다. "오래간만에 웃었다"고 수고했다고. 그런데 이 직원은 혜택 당첨이 안되어, 결과적으론 웃지 못했을 텐데. 거 참 이상하다. 그러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 인생에는 '결말을 모른다'는 진실이 있기 때문에 살아갈만하고 또 재미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확신.



  사람들은 종종 말한다. 불투명한 미래 때문에 힘들다고. 뭘 해야 될지도 모르겠고, 뭘 잘하는지도 모르겠다고. 나도 그랬고, 지금도 그러하고 앞으로도 간혹 곤란하거나 힘들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불확실함 때문이 아니라 '꿈이 없다'는 '자기 결핍감(지극히 저의 생각)'이나 자신이 가진 잠재력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그런 느낌 때문이 아닐는지.


  이런 말을 여기 이 브런치 공간에 적고 있는 나도, 나를 잘 모르겠어서 불안하다. 때때로 나와 남이 너무 다른 것 같아서 내 생각이 '정답'과 거리가 멀어지고 있는 것 같아 머리가 아프다. 또, 계획하고 있는 내 머릿속의 내일은 절대 오지 않을 것이기에 답답하다.



하지만!

불안하고 불투명하고 가늠할 수 없기 때문에

인생은 살맛 나는 것이 아닐까.

미래가 분명하다면 이미 다 결정이 났다는 건데,

그럼 살아갈 이유가 없지 않을까.

이미 해피엔딩이라면 가는 길이 재미없고

새드엔딩이라면 눈물이 앞을 가려 걸을 수 없다.



  오늘 내게 말을 걸었던 그 직원은 자신의 당첨 여부를 알 수 없었기 때문에 ‘추첨 순간’이 재미있었을 것이다. 결말을 몰라야 재미가 있다. 그러니 내 인생에도 타인의 인생에도 함부로 '스포'하지 말자. 범죄다 범죄!



 










***  불면증 오디오클립 '책 읽다가 스르륵'을 연재 중입니다. 


https://audioclip.naver.com/channels/5305


매거진의 이전글 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니, 인생이 아주 조금 달라졌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