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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리두리하나 Jan 22. 2016

비정규직 아빠! 아빠가 잘못했다.

딸 다혜에게 전하는 아빠의 편지

요즘 내가 하는 일에 대한 불안감을 많이 느낀다. 특히 육아 정책 등의 발표 등을 보면 점점 불안한 미래에 대한 죄책감을 가지게 한다. 이 불안감이 다시 우리 아이들까지 이어질까 봐 두려운 것이다.


항상 하고 싶은 말 "미안하다 아빠가 잘못했다."

나는 집에 들어가면 항상 딸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5살이라서 제대로  알아듣지는 못하겠지만 아빠는 항상 아빠가 잘못했다. 아빠가 더 좋은 아빠였어야 하고 더 돈이 많고, 더 여유로운 아빠가 되어야 되는데 하는 마음이 자는 딸을 보면 항상 드는 생각이다.


어려서 공무원이셨던 아버지의 밑에서 사실 걱정 없이 자란 건 사실이다. 학비 걱정 , 병원비 걱정 등등을 걱정 없이 자라 왔다. 하지만 내가 지금 나이가 되었을 때는 아이들에게 안정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더욱 마음 아프다. 


그냥 직장 들어가서 열심히 살았어야 했는데, 하는 아쉬움이 요즘 든다. 물론 지금은 어느 정도 고정적인 수익이 있지만 그게 언제까지 보장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항상 업체가 바뀔 때는 걱정을 하게 한다. 


요즘 자주 듣는 음악은 아마 오래되서 기억하는 분이 계실지 모르지만 아버지의 의자라는 노래이다. 아버지가 더욱 생각나서 그런지 모르지만 내가 잘못했다.라는 생각이 자꾸 든다.


네 아빠가 되어서 미안하고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지 못해서 미안하고 능력이  이것밖에 없는 아빠여서 미안하다. 하지만 다혜는 아침이 되면 항상 아빠를 안아 준다.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가끔  야단칠 때는 아빠를 많이  무서워하는 것 같다. 야단을 쳐야 될 때 좀 심하게 치는데 다혜는 그럴 때는 무척  서러워한다.


어린이 집에 올해는 거의 나가지 못해서 그런지 모른다. 어린이 집 친구들이 없고 엄마, 아빠가 전부이니깐 그럴 수밖에 없을 것 같다. 


항상 여유가 없고, 개발자라서 몰입할 때는 정신없어 대답을 못할 때도 있다. 그리고 잘 놀아 주지도 못하고 겨우 일주일 한번 정도 밖에서 아빠가 놀이방에서 봐주는 정도인 빵점 아빠이다. 그런데 집에 가서 자는 얼굴을 보면 너무 가슴 아프고 미안하다. 내가 아빠라서 미안하다는 생각이 자꾸 들 때가 있다. 


아빠가 더 좋은 아빠가 되었어야 되는데 그렇게 되지 못한 아빠의 변명도 미안해서 못할 것 같다. 

잘 나가는 집 아빠가 되지 못하고 매달 불안한 아빠 그래서 더욱 매일 매일 늦게 퇴근하는 아빠, 이런 아빠의 마음은 항상 다혜와 같이 있고 싶은데 그렇게 하지 못하는 현실이다.


개발이 늦으면 늦게 들어가고 들어가서는 경우 한번 안아볼 뿐 아침에 잠시 얼굴 보고 나온다. 그래서 다혜는 아빠 자주 집에 오세요. 하는 말을 한다. 그때는 가슴이 더욱 아프다.


정규직이 아닌 아빠 대한민국의 중산층에 들어가지 못한 아빠가 가지는 불안감은 상상보다 더 하고 생활기반에 불안감이 있을 때는 언제나 그렇듯이 미친 듯이 돈을 벌리 위해 노력하지만, 그렇게 쉽게 구해지는 것도 아니고 그 기간도 몇 달씩이다.


아빠가 미안하다. 

다혜에게 가슴속 깊이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다혜에게 이렇게 밖에 못해 주는 아빠가 미안하다는 이야기이다. 그 속에 다 있다. 


내 꿈을 위해 허비했던 지난날 그리고 정규직 기회를 꿈을 위해 포기한 것 등등 그간  살아오면서 아빠의 삶들이 모두 다혜에게 미안하다는 마음이 가득하다.

아빠는 정직했고 아빠는 열심히 했고 아빠는 사랑했다. 이것 외에 많은 것을 담고 있다. 그래서 아빠가 미안하다. 


오늘 하루도 다음 달의 한 달을 위해 아침 바람을 맞으면서 나간다. 

다혜야 내일은 토요일이니 아빠와 동화책 읽고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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