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쓰는 시. 이런 것도 시라고 할 수 있다면.
참 내 마음대로 되는 건 하나 없지
사는 건 왜 이렇게 파도일까.
그저 평온은 글 속에 있을 뿐.
멋진 문장 하나만 만나도 마음이 크게 물결친다.
심장엔 작은 진동이 느껴지고 눈은 아릿해진다.
곱씹어볼수록 더욱 그렇다.
이병률 시집을 아무데나 펼쳐놓아도
모든 말이 자연스레 읽히는,
참 마음에 든다, 하는 순간.
그분이 조승리 에세이의 서평에서
작가가 심연에 도달한 것 같다고 했을 때,
얼마나 가슴 울리는 말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설레는 순간.
이적의 <다행이다>를 들으며
행복과 슬픔이 동시에 느껴지는 묘한 가사라는 생각을 하는데
연이어 재생되는 랜덤 곡이 변진섭의 <숙녀에게>였던 순간.
벅차오르는 문장들을
나는 얼마나 조금밖에 알지 못하는가.
24.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