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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보노디스크, 흔들리는 위고비 신화 – 실적하향,감원

by 경제를 말하다

노보노디스크가 본격적인 성장 둔화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습니다. 비만 치료제 '위고비'로 글로벌 제약 시장의 중심에 서며 폭발적인 주가 상승을 경험했던 이 기업이, 이제는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신약 개발을 중단하며 구조조정 가능성까지 시사하고 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하나의 기업의 '실적 조정'이지만, 조금 더 들여다보면 글로벌 제약 산업과 투자 지형의 균열까지 엿보이는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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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노보노디스크는 화려했습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 영업이익은 25%, 순이익은 22% 증가했습니다. 특히 '위고비'는 75%라는 폭발적인 성장률을 보였고, 북미와 아시아·태평양 시장에서의 수익성도 뛰어났습니다. 그야말로 전 세계 비만 인구 10억 명이라는 잠재 시장을 등에 업은 독주 체제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 성장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는지, 아니면 정점에서의 흔들림이었는지에 대해 시장은 다른 반응을 보였습니다. 실적 발표 직후, 노보노디스크는 올해 매출 증가율 전망을 기존 1321%에서 814%로 낮췄고, 영업이익 증가율 역시 1624%에서 1016%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이 발표 하나로 노보노디스크의 시가총액은 단 1주일 만에 95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30조 원이 증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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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배경에는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가 있습니다. 일라이 릴리의 '젭바운드' 같은 경쟁 제품들이 공격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늘리는 동시에, GLP-1 복제약들이 미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기존 제품의 매출 성장률을 갉아먹고 있습니다. 노보노디스크 내부에서도 미국 내 복제약 시장이 "본사 사업과 맞먹는 수준"으로 커졌다고 인정할 정도입니다. 실제로, 위고비 복합제의 복제약은 훨씬 낮은 가격에 공급되며 시장을 잠식하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노보노디스크는 비만 치료 신약 2종(NNC0519-0130, INV-347)의 개발을 전격 중단했습니다. 특히 NNC0519-0130은 임상 2상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체중 감소 효과가 입증된 신약이었기 때문에, 단순한 실패라기보다는 자원 재배치와 핵심 전략 집중 차원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는 단기 성장을 위한 수익 최적화 전략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장기적 성장동력 자체를 줄이는 셈이기도 합니다.


더불어 라르스 프루에르고르 요르겐센 CEO는 인터뷰에서 정리해고 가능성도 언급했습니다. “해고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표현은 단순한 비용 절감 차원을 넘어 구조적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실제 결정은 8월 8일 취임하는 신임 CEO 마지아르 마이크 도우스타르에게 넘겼지만, 이미 예고된 감원 흐름은 불안감을 더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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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점은 실적 자체는 여전히 나쁘지 않다는 것입니다. 2분기 매출 768억6000만 크로네(약 16.2조 원)는 시장 예상치를 소폭 웃돌았고, 비만 치료제 '위고비'는 전년 대비 75% 성장하며 건재함을 입증했습니다. 하지만 시장은 '성장의 지속성'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이익보다 중요한 건 '속도'이고, 노보노디스크는 그 속도를 늦췄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주가가 폭락한 것입니다.


특히 ‘오젬픽’(당뇨치료제)의 경우에는 14% 성장을 보여줬지만, 과거의 두 자릿수 후반 성장률에 비하면 둔화된 편입니다. ‘빅토자’와 ‘삭센다’는 각각 53%, 51%의 매출 하락을 겪으며 노후화된 제품의 한계도 드러냈습니다. 이는 단순히 신약 하나에 의존한 포트폴리오의 리스크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합니다.

이번 발표는 투자자 입장에서 몇 가지 시사점을 남깁니다. 첫째, 성장주라도 '과잉 기대'가 꺾이면 그 충격은 상상 이상으로 클 수 있다는 점입니다. 둘째, 의료·제약 산업 역시 기술 산업 못지않게 경쟁과 복제 리스크가 빠르게 전이된다는 점. 셋째, 단일 파이프라인 의존도는 항상 실적의 ‘날씨’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냉혹한 현실입니다.


앞으로 노보노디스크가 보여줄 행보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신임 CEO 하에서 구조조정과 포트폴리오 재편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뤄지는지. 둘째, 복제약에 대응하기 위한 가격 전략과 유통 개선이 병행될 수 있는지입니다. 지금은 다소 긴장되는 구간이지만, 여전히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의 선두주자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주가 하락이 반등의 기회일지, 더 큰 침체의 시작일지는 구조조정 이후의 전략과 새로운 신약 파이프라인 공개 시점에 따라 결정될 것입니다. 단기적으로는 변동성, 중기적으로는 전략 변화의 명확성이 투자자에게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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