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강력한 압박과 제재가 현재 쿠바의 숨통을 조이고 있습니다. 이는 결코 정치적 수사나 과장이 아닙니다. 지금 쿠바가 마주한 현실을 가장 정확하게 묘사하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가 기반시설이 흔들리고, 병원은 위기에 처했으며, 거리에 쓰레기가 쌓이고 하늘길마저 막혔습니다. 세계 최장의 봉쇄를 버텨온 섬나라 쿠바가 이번만큼은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위기 앞에 서 있습니다.
위기의 시작: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이번 사태의 시작은 1월 29일이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국가 위기를 선언했는데요. 그는 "쿠바 정부의 정책과 행위가 미국의 국가 안보와 외교 정책에 비상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나아가 쿠바가 미국에 적대적인 세력들에게 은신처를 제공하고 최첨단 군사 시설 배치를 허용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쿠바에 석유를 판매하거나 제공하는 모든 제3국에 관세를 부과하도록 명령했습니다.
끊어진 에너지 동맥
이 행정명령이 쿠바에 치명타가 된 이유는 이미 쿠바의 에너지 동맥이 끊겨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쿠바는 전체 에너지 수요의 약 3분의 2를 수입에 의존해 왔는데, 그 대부분은 베네수엘라산 석유였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베네수엘라 마두로 전 대통령을 체포하고 석유 생산 통제권을 획득하면서 이 공급이 완전히 중단되었습니다. 행정명령은 여기에 더해 제3국의 우회 공급 통로까지 봉쇄해 버린 것입니다.
무너지는 일상과 마비된 도시
석유 수입이 끊긴 후 쿠바 사회는 빠르게 마비되고 있습니다. 현재 하루 18시간에 달하는 정전이 이어지면서 응급 병동과 투석 환자들까지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대학과 고등학교, 비필수 정부 사무실은 문을 닫았고 대중교통 또한 급감했습니다. 주민들은 숯불로 요리하며 견디고 있고, 도시의 시간은 마치 과거로 거꾸로 돌아간 듯한 모습입니다.
위생 문제도 심각합니다. 연료 부족으로 쓰레기 수거 차량 운행이 중단되면서 수도 하바나를 비롯한 시내 곳곳에 쓰레기 더미가 쌓이고 있습니다. 방치된 쓰레기는 곧 보건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공포를 낳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시골보다 도시 지역 사람들이 몇 주 안에 더 혹독한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닫혀버린 하늘길과 관광업의 몰락
가장 심각한 경제적 타격은 쿠바의 핵심 산업인 관광업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항공유 고갈 임박 경고 이후 에어캐나다를 비롯한 주요 항공사들이 취항을 전면 중단했습니다. 쿠바의 최대 관광객 공급국인 캐나다와 러시아의 하늘길이 막히면서 쿠바 경제는 실질적인 붕괴 단계에 진입했습니다. 매년 열리던 세계적인 '하바노 페스티벌'마저 무기한 연기되면서 관광 수입에 의존하던 쿠바 경제는 퇴로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의 경고와 트럼프의 계산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은 성명을 통해 "정책적 목표가 인권 침해를 정당화할 수 없다"며 쿠바의 필수 서비스가 보호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쿠바를 '실패한 국가'라고 지칭하며 압박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민 문제 해결이나 러시아·중국과의 안보 협력 중단 등을 조건으로 쿠바 정부를 완전히 굴복시키려 한다고 분석합니다.
쿠바 정부는 미국의 행위가 국제법 위반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1962년 미사일 위기 이후 최악의 상황이라 평가받는 지금, 쿠바의 시간은 빠르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쿠바가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결국 굴욕적인 조건을 감수하고서라도 미국과의 합의에 나서야 할지도 모르는 절박한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