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중국 기업이야? : 마누스(Manus) AI

by 경제를 말하다


2025년 3월, 전 세계 AI 커뮤니티는 한 에이전트의 등장으로 발칵 뒤집혔습니다. 이름은 마누스(Manus). 라틴어로 '손'을 뜻하는 이 인공지능은 단순한 대화형 챗봇을 넘어 웹 브라우징, 코드 작성, 슬라이드 제작까지 인간을 대신해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자율 AI 에이전트'의 정점을 보여주었습니다. 출시 직후 수백만 명의 대기자가 몰리며 '제2의 딥시크'라는 별명까지 얻었죠.


하지만 화려한 데뷔 뒤에는 "도대체 이 기업의 국적은 어디인가?"라는 날 선 질문이 꼬리표처럼 따라붙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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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에서 태어나 싱가포르로 향하다

마누스의 뿌리는 명백히 중국에 있습니다. 2022년 중국 우한 광구에서 샤오홍(Xiao Hong)과 이차오 지(Yichao Ji) 등 화중과기대학교 출신 엔지니어들이 설립한 스타트업 '나비효과(Butterfly Effect)'가 그 모체입니다.


그러나 마누스는 2025년 중반, 돌연 본사를 싱가포르로 이전하며 'Butterfly Effect Pte. Ltd.'라는 새로운 법인을 설립했습니다. 글로벌 투자 자본을 확보하고, 미국 등 서방 시장 진출을 가로막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중국의 까다로운 기술 규제를 피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습니다. 이른바 '싱가포르 워싱(Singapore Washing)' 논란의 시작이었습니다.



Meta의 인수, 그리고 중국 정부의 '출국 금지'

갈등이 정점에 달한 것은 2025년 12월 말, 페이스북의 모회사인 메타(Meta)가 마누스를 약 20~30억 달러(한화 약 2.7~4조 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하면서부터입니다. 미국 거대 빅테크 기업이 중국 태생의 AI 스타트업을 인수한 이례적인 사례에 전 세계가 주목했습니다.


하지만 인수 발표 직후, 중국 정부가 즉각 개입했습니다. 중국 당국은 마누스의 기술이 국가 안보 및 수출 규제 대상인지 심사하기 시작했고, 2026년 3월에는 창업자 샤오홍과 이차오 지에 대해 '출국 금지' 조치까지 내렸습니다. "법인 주소지를 옮겼을지라도, 중국 법률을 준수해야 한다"는 강경한 메시지를 보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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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 등록지인가, 기술의 뿌리인가

현재 마누스를 둘러싼 논쟁은 AI 시대의 기업 국적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남깁니다.


정당한 글로벌화인가?: 싱가포르에 법인을 두고 실질적인 팀 이동과 운영이 이루어졌다면 독립적인 글로벌 기업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입니다.

국적 세탁인가?: 기술 개발의 뿌리가 중국에 있고, 중국 정부가 여전히 창업자에 대한 실질적인 통제력을 행사하고 있다면 이는 중국 기업의 연장선이라는 비판입니다.


2026년 4월 현재, 메타의 인수는 완료되었으나 창업자들의 발은 여전히 중국에 묶여 있습니다. 중국 상무부는 기술 수출 통제 위반 여부를 계속 심사 중이며, 이 거래가 무산될 경우 미중 AI 갈등은 걷잡을 수 없이 심화될 전망입니다.




정체성의 해부

"넌 중국 기업이야?"라는 질문에 마누스는 이렇게 답할지도 모릅니다. "중국에서 태어났지만(Chinese-founded), 지금은 싱가포르에 살고 있고, 주인은 미국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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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중국 정부의 강력한 영향력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에서, 마누스가 진정으로 중국의 영향력 밖에 있는지는 여전히 불분명합니다. 이제 AI 기술은 단순한 비즈니스를 넘어 국가의 전략 자산이 되었습니다. 마누스 사태는 우리에게 묻습니다. 지정학적 갈등이 지배하는 이 시대에, 과연 국적에서 자유로운 '진정한 글로벌 AI 기업'이 존재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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