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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인앱결제 수수료 어떻게 볼 것인가?

by 경제를 말하다

구글이 게임에만 부과되던 인앱결제 수수료 30%를 모든 유료 결제 앱에 의무적으로 적용하기로 하여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구글 코리아는 지난 29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신규 앱은 내년 1월부터, 기존 앱은 내년 10월부터 수수료를 부과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래서 업계에서는 구글이 ‘잡은 물고기 먹이 안 주는 행태’라고 비꼬는 중입니다. 그동안 구글이 앱들에게 다양한 결제 수단을 열어주며 이용자를 확대해 왔지만 이용자가 늘어나고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한 지금 이제는 결제 수단을 일원화하고, 수수료를 물리는 이중적 행태를 보인다며 비판하는 것입니다. 이는 개발자 입장에서 대체재가 마땅하지 않은 상황에서 구글의 지배적인 위치를 이용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제까지 다양한 결제 수단을 통해 꽤 저렴한 가격에 양질의 서비스가 가능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또한 결제수단이 일원화되고 수수료가 부과되면서 기업과 개발자들이 소비자 가격을 상승시킬 경우 그 피해는 오롯이 소비자가 지게 될 것이라는 비판도 거셉니다. 여러모로 개발자들과 기업,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소비자들에게 득이 되는 것 같아 보이지 않는 정책으로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구글이 인앱결제를 일원화하고 수수료를 부과하는 정책이 무조건 나쁘다고만 할 수 있을까요? 인앱결제 수수료 부과 문제에 대한 저의 생각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1. 구글은 개발자들의 인큐베이터였다.

여러분 유튜브를 시청하다 보면 심심찮게 이런 영상들을 많이 보셨을 겁니다.


앱 개발로 1달에 OOO만 원 버는 방법

저는 앱으로 연봉이 배나 올랐어요.

앱 개발 어렵지 않아요. 누구나 도전할 수 있어요.


초보자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게 앱 스토어를 열어주고, 그곳에서 광고 수익 이외에도 여러 가지 결제 시스템을 활용하여 부가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장을 열어준 기업이 구글입니다.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메가 앱들, 예를 들면 배달의 민족, 요기요, 야놀자, 자기야 등등 모두 구글 앱스토어나 애플 앱스토어를 주 무대로 커온 대표적인 앱 기반 기업들입니다. 그들이 초창기 작은 앱에서부터 출발하여 거대한 기업조직이 될 수 있도록 그들에게 장을 마련해 준 인큐베이터가 바로 구글이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 인큐베이터 속의 아기도 지속적으로 영양분이 공급되지 않고 산소가 공급되지 않으면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앱들이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장을 마련해 주는 앱스토어가 개발자들과 기업들의 인큐베이터라면 그 인큐베이터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가용할 수 있는 자원들로 지속적인 투자를 해 줌을 통해 지속적으로 양분을 공급하는 역할은 모기업인 구글이 담당하는 역할입니다. 구글이 앱스토어에 꾸준히 투자하지 않았다면 우리가 생활의 일부로 사용하는 스마트폰 앱들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제까지 여러 가지 결제 수단을 인정해 주면서 편의를 봐주던 구글이 입장을 바꿨다고 하여 그것이 잘못된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좀 이치에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구글은 땅 파서 장사하나요? 기업은 이윤의 극대화를 위해 움직이는 조직입니다. 지금 구글의 행보는 정확히 이윤추구라는 기업 가치와 일치하는 행보입니다.



2. 인앱 수수료의 사용 방향

구글은 징수된 인앱 수수료 30%에 대해서 개발자들이 글로벌로 진출할 수 있는 성장 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사용자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보안 시스템 구축을 위해 쓰겠다고 말했습니다. 게다가 타국에 비해 안드로이드를 활용하는 개발자가 과반을 넘어 60% 이상 분포되어 있는 한국의 특성을 고려하여 1000억을 투자해 K-크리에이트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앱 개발사의 창의성과 발전 가능성을 응원하고 디지털 콘텐츠 앱 생태계 성장에 기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구글은 크리에이트(K-reate) 프로그램을 통해 웹툰, 웹 소설, 음악 스트리밍, 이북 등 디지털 콘텐츠를 제공하는 개발사를 지원하고 서비스를 사용하는 유저에게 가격 인하를 포함한 광범위한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정도의 구체적인 사용 방안이 나왔다는 것은 구글 쪽에서도 한국 개발자 및 사용자들의 반발을 예상했다고 볼 수 있고 이들의 불만을 무마하기 위한 당근을 주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이면 될 것 같습니다. 다만 인앱결제 수수료 30%가 투자금의 형태로 다시 앱스토어로 유입되면서 앱스토어 사용 환경을 개선하고, 개발자들에게 여러 가지 교육 프로그램과 실질적인 지원을 통해 더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의도로 받아들였으면 합니다.


3. 앱스토어 생태계의 확장?

구글은 이번 조치를 발표하면서 한국의 경우 갤럭시 스토어나 원 스토어 등 다른 앱 플랫폼이나 웹상 결제의 경우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곧 어느 정도의 개발자 이탈을 감수하고서라도 수수료 징수를 감행하겠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렇다면 이번 수수료 정책 변경에 불만을 품고 구글의 품을 떠나 갤럭시스토어나, 원스토어 등 다른 앱 플랫폼으로 개발자들이 이동하여 지금까지 빈약한 군소 앱 플랫폼들로 개발자들이 유입된다면 앱 생태계 자체에는 더 긍정적인 효과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될 확률이 크지 않겠죠?


구글의 이번 조치가 자사의 이익 극대화를 위한 조치로만 보이지만 모든 일에는 양면이 존재합니다. 이번 구글의 앱스토어 인앱결제 수수료를 확대 적용하는 결정에도 분명 양면이 존재합니다. 여러 기사에서 논했던 것처럼 회사들과 개발자들이 결제 수수료에 부담을 느껴 결제 금액을 상승시킬 수도 있을 겁니다. 피해는 소비자들이 보게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개발하고, 앱스토어를 열어 여러 개발자들이 자신의 능력을 펼칠 수 있는 좋은 장을 열어주었다는 사실 또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또한 플랫폼 사업자는 수수료 장사를 하는 만큼 이번 조치가 무조건 잘못된 조치라고 힐난할 수만은 없을 것입니다.




파트너스 활동을 통해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을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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