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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SMIC 전격 규제 시작! 중국 반도체 굴기 침몰

SK 하이닉스, DB하이텍에 기회

by 경제를 말하다

미국이 화웨이에 이어 중국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 SMIC에 대한 수출 규제 조치를 취했습니다. 이로 인해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는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25일 미국 상무부는 자국 컴퓨터 칩 업체들에게 서한을 보내 SMIC에 민감한 기술을 수출하기 전 반드시 허가를 받으라고 알렸습니다. SMIC는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이며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는 4.5%의 점유율로 세계 5위 수준입니다.


현재 SMIC의 지역별 매출현황을 살펴보면 과반이 넘는 66%가 중국 국내 물량입니다. 하지만 미국의 업체로부터 의뢰받은 생산 물량도 21.6%에 달해 약 1/5정도의 매출 비중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SMIC 규제가 현실화 되면서 이제 미국의 팹리스 업체가 SMIC의 공정을 사용하기 위해선 미국 정부의 허가가 필요합니다. 21%의 매출이 불투명하게 되어 SMIC로서는 굉장한 악재입니다.


하지만 SMIC의 시련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SMIC가 블랙리스트 제제기업 리스트에 올라가면서 미국 기술이 들어간 반도체 장비나 부품을 판매할 때 미국 상무부의 허락이 필요합니다.


즉 SMIC는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장비를 공급받을 수 있는 모든 경로가 차단되었다는 것이 더 아픈 부분입니다. 게다가 중국 정부가 최근 SMIC에 약 2조 7000억원을 투자하고 법인세를 향후 15년간 면제해 주는 등 강력하게 밀어주고 있던 상황에서 터진 악재로 인해 매우 당혹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SMIC를 제제하는 이유는 약 두 가지 정도로 예상됩니다. 첫째, 화웨이에 대한 확실한 타격을 위한 조치로 보입니다. 지난 5월 미국은 화웨이와 대만 TSMC와의 거래를 막았습니다. 자체적인 반도체 생산 시설이 없는 화웨이는 휴대폰 AP등 주요 스마트폰용 칩셋의 공급을 TSMC에게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었기에 미국의 제제로 인한 TSMC의 거래 중지는 굉장한 타격이었습니다.


이어 미국이 UMC나 미디어 텍 등 다른 업체로부터 우회 경로를 통해 화웨이가 칩셋을 받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9월 15일 부로 미국의 기술이나 장비를 활용해 생산되는 모든 반도체의 화웨이 공급을 막으면서 화웨이의 유일한 대안은 SMIC였습니다.


SMIC는 14나노 미세공정에 막 진입한 상태로 최신칩을 생산할 수는 없지만 중저가 폰 용 AP는 생산할 수 있는 수준의 공정을 갖추고 있어 그나마 화웨이가 규제가 완화될 때까지 중저가 폰으로 버틸 수 있는 버팀목으로 지목되어 왔습니다. 그렇기에 미국에서는 SMIC를 규제함을 통해서 화웨이로 반도체가 들어갈 수 있는 모든 경로를 차단하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단순히 화훼이 제제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중국의 반도체 굴기 자체를 붕괴시키려는 목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이제까지 2025년까지 자국 반도체 자립도를 7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반도체 굴기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메모리 반도체 자립을 꾀했었지만 야심차게 출범시켰던 푸젠진화에서 마이크론의 D램 설계도를 빼돌리려다 적발되면서 미국의 규제로 된서리를 맞았습니다. 이후 중국은 반도체 굴기의 방향을 틀어 팹리스 기업을 지원하면서 파운드리 기업들을 키우기 시작합니다.


이러한 중국의 반도체 굴기는 AI, 첨단 반도체 연구는 화웨이 자회사인 하이 실리콘 반도체 생산은 TSMC에게 맡기지만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SMIC를 발전시키는 복안을 그리고 언젠가는 TSMC에 배정되었던 물량을 SMIC에서 점차적으로 담당하는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리고 D램, 낸드 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는 창신메모리나 YMTC 등의 메모리 기업을 밀어주는 형태로 좀 더 진화되고 체계화 되었습니다. 일명 될 놈들을 확실하게 밀어주는 형태로 진화된 것입니다.


결과 화웨이와 SMIC, YMTC. 창신 메모리 등에 자금이 집중 지원되면서 해당 기업들이 기술을 빠른 속도로 습득할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미국은 중국 반도체 굴기의 핵심인 화웨이를 공격하고, 첨단 반도체 생산의 핵심인 SMIC를 공격하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 개발 역량의 핵심과 생산 역량의 핵심을 저지함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첨단 산업 주도권을 내주지 않겠다는 의지를 확실하게 표현한 것입니다.



미국이 실제 SMIC를 제제함에 따라서 SMIC는 선단공정 진입이 불가능해졌습니다. 14나노에서 10나노를 건너 뛰고 7나노로 직행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었던 SMIC에게는 간절하게 필요로 하는 장비가 있었습니다. 바로 ASML의 EUV 노광장비입니다.


하지만 ASML의 EUV 노광장비에도 상당한 미국 특허기술이 들어가기에 수출 규제 대상에 포함됩니다. 이로 인해 SMIC의 7나노 진입은 규제가 완화되기 전에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미국 기술이 포함된 장비를 공급받을 길이 막히면서 기존 공정 장비에 문제가 생기거나 교체의 필요가 있을 때에 상당한 난항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어 당장에 반도체 생산을 아예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향후 라인 운영에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면서 국내 업체들에게 미칠 영향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일단 한국의 파운드리 업체들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첨단공정을 주력으로 하는 삼성전자 보다는 이제 막 파운드리에 진입한 SK하이닉스 그리고 대표적 파운드리 업체 중 하나인 DB하이텍 등 중소 파운드리 업체들에게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왜냐면 SMIC가 14나노 공정에 진입했다고 하지만 주력 제품은 90나노 이상 라인으로 전체 생산 비중의 42.7%입니다. 거의 절반 수준입니다. 90나노 이상의 공정은 SK하이닉스 파운드리나 DB하이텍의 주력 공정과 상당부분 겹치는 부분이 많습니다. 따라서 SMIC가 담당하는 물량 중 많은 부분이 이들 중소 파운드리로 넘어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더군다나 SK하이닉스 파운드리 부문인 시스템IC는 연말 중국 우시에 파운드리 라인을 가동하여 제품 양산을 본격화 할 것으로 보여 직접적인 수혜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미국의 제제에 중국도 미국 업체들을 블랙리스트에 지정하여 맞보복에 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그 첫 타겟은 미국 통신장비 업체 시스코가 된 것으로 보입니다. 통신 장비 부문에서 화웨이의 경쟁자 중 하나였던 시스코가 오랜기간 납품했던 중국 국영의 통신업체들과의 계약이 잇따라 끊기고 있습니다.


아직 SMIC의 규제 소식이 알려진 지금 중국 정부의 추가 조치가 나오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월요일인 내일부터는 본격적으로 중국의 보복 조치들이 속속 발표될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의 흐름이 어떻게 진행될지 지속적으로 알아보고 여러분께 유용한 정보를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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