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스탑이 대체 어떤 회사이길래?
뜨거웠던 개미 VS 공매도의 전쟁
1월 말에서 2월 초를 뜨겁게 달구었던 이슈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게임스탑 사태입니다. 공매도 세력과 개미군단의 싸움으로 세간의 입에 오르내리게 된 게임스탑 사건은 개미도 뭉치면 무섭다는 것을 보여준 대표적 사건으로 역사에 남을 것 같습니다.
아마도 이 공매도와의 전쟁으로 인해 부각이 된 게임스탑이라는 기업, 혹시 여러분들은 이 기업이 어떤 기업인지, 그리고 어떤 강점과 약점, 위기와 기회를 안고 있는지 바로 알고 투자하셨는지 궁금합니다.
‘공매도와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 진격 앞으로!’를 외치며 매수 버튼을 누르셨는지, 아니면 게임스탑이라는 기업에 대한 대강의 이해라도 가지고서 들어가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대다수의 분들은 바다 건너 미국에서 공매도와의 전쟁이 시작되었으니, 우리도 참전해야 하는 거 아니냐며 매수하신 분들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이번 사태를 통하여 크게 버신 분들도 계실 것이고, 고점에 들어가는 바람에 크게 물리신 분들도 계실 겁니다. 지금 한창 공매도와의 전쟁이 막바지에 이르고, 급등 급락을 거듭하는 게임스탑이라는 회사는 어떤 회사이고, 무엇을 주요 사업모델로 삼고 있으며 그들의 강점과 약점, 위기와 기회는 무엇인지에 대해 간단하게 알아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게임스탑이 어떤 회사길래?
게임스탑은 미국의 텍사스에서 시작하여 미국 전역으로 확장한 비디오 게임 전문 소매점 체인입니다. 미국의 콘솔 게임 업계에서는 꽤나 영향력이 큰 까닭에 게임스탑에 게임을 입점시키기 위해서는 꽤나 많은 로비가 필요하고 게임스탑에서만 제공되는 할인이나 이벤트 행사를 거는 등 오프라인 게임 업계에서는 영향력과 갑질이 꽤나 심한 회사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게임스탑이 주로 수익을 내는 사업 영역은 중고 게임 판매입니다. 즉, 출시된 지 오래되었지만 아직까지도 마니아층을 형성하면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게임의 라이선스를 획득하여 그들을 판매한 후 라이선스 로열티 및 매출금을 챙기는 구조의 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게임 스탑의 점포가 미국만 해도 6,000곳이 넘어가니 그 많은 오프라인 점포에서 팔려나가는 수많은 게임 라이선스들이 이들의 주 수익원입니다. 이러한 중고 게임 매매 사업을 통해 전체 매출의 약 46%를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한국 내에는 포켓몬고 열풍과 함께 게임스탑이 조명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바로 포켓몬 관련 게임 라이선스를 가장 오래 보유하고 있던 회사가 바로 게임스탑이었기 때문에 전 세계적인 포켓몬 고 열풍과 함께 일약 스타덤에 오른 것이죠.
하지만 포켓몬 고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게임스탑에도 겨울이 시작됩니다. 기나긴 겨울은 2021년 초에서야 해빙이 되기 시작했는데 행동주의 투자자 라이언 코언이 게임스탑 이사진에 등재되고 게임 스탑의 혁신을 부르짖으면서 급등 신화의 서막이 오릅니다.
게임스탑의 강점과 약점
그리고 위기와 기회
일단 게임스탑의 강점은 미국 전역에 뿌리 뻗은 6,000여 개의 오프라인 점포입니다. 팬데믹 상황이 끝나고 사람들이 다시 통행의 자유를 얻게 되면 가장 많은 수혜를 볼 기업들은 바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회사들이 될 것입니다. 일명 보복소비라고 하죠. 이때까지 억눌려 있었던 소비 본능이 폭발할 것입니다. 이때 게임스탑이 가진 막대한 오프라인 점포의 역량이 발휘되겠지요?
중고 게임뿐만 아니라 최신형 콘솔 게임 리스트들을 대거 획득한다면 팬데믹 상황이 풀렸을 때 게임스탑에게 기회가 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게다가 기존에 게임스탑과 제휴를 맺고 있는 X-BOX와 플레이스테이션용 게임과 피규어 등 다양한 수익모델로 인해 팬데믹 이전, 2019년 기준으로 약 9조 원 매출을 올리는 회사였던 만큼 오프라인 시장의 활성화와 함께 콘솔게임 매출이 다시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집니다.
하지만 약점 또한 분명하죠. 바로 오프라인 사업 중심의 사업구조입니다. 게임스탑의 주 수입원은 중고 게임 판매입니다. 플레이스테이션 4와 X-BOX 용 중고 게임을 판매하는 수입은 전체 매출의 46%에 이릅니다. 그런데 점차 변화하는 게임 산업의 트렌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결과 중고 게임 판매량이 줄어들면서 게임스탑의 위기가 시작된 것입니다.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게임 유통 공룡 게임스탑은 공매도 세력의 주요 타깃이 되었습니다. 2013년 57달러 고점을 달성한 게임스탑 주식은 코로나 시기 2.57달러까지 폭락하는 굴욕을 당해야만 했습니다. 그야말로 공매도 폭탄을 맞은 대표적인 주식이 된 것입니다.
하지만 위기상황인 게임스탑에게도 기회는 있습니다. 바로 행동주의 투자자 마이클 버리와 라이언 코언이 이사진에 등재되면서 게임스탑도 일대 변혁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마이클 버리는 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으로 2019년 게임스탑의 지분을 매입합니다. 라이언 코언도 2020년 게임 온라인 상거래 분야에서만큼은 게임스탑이 아마존을 능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았다면서 지분을 매입하며 경영에 참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지분 매입은 게임스탑의 변화를 요구합니다. 남아도는 현금으로 자사주를 매입하게 하고 돈 안 되는 효율성 떨어지는 오프라인 매장을 정리하고 방만한 임원진들을 대거 교체하는 등 일대 변혁이 실시됩니다.
그러면서 추진한 것이 바로 게임스탑의 온라인 플랫폼 화입니다. 이러한 대주주들의 변혁 노력이 시장에 반영되어 2021년 1월 드디어 바닥을 친 게임스탑 주식이 반등하기 시작합니다. 이른바 공매도 전쟁의 서막이 오른 것이죠. 변화와 혁신의 바람은 개미 투자자들을 자극했고 적극적인 매수로 화답했습니다.
4.5달러를 기록했던 게임스탑 주식이 단기간에 20달러까지 폭등했죠. 공매도 세력이 때는 이때라면서 벌떼처럼 몰려들었지만 우리의 개미군단들은 굳건하게 매수 의지를 굽히지 않습니다. 그리고 공매도와의 피할 수 없는 한 판 승부가 벌어졌죠. 이를 통해 기회가 왔을 때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기업은 위기 속에서도 기회를 찾아낸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게임스탑의 위기 상황도 되짚어보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현재의 투자 과열 현상은 게임스탑에게 기회가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위기상황이 될 수도 있습니다.
현재 공매도와의 전쟁으로 수직 상승했던 게임스탑의 주가는 매우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습니다. 즉 무엇인가 단단한 펀더멘탈이 있어서 상승한 주식이 아니기에 이슈가 다하고 나면 가라앉기 마련이죠. 게임스탑의 자구책과 변화 노력이 개미들의 차익실현과 공매도 세력의 공격으로 다시 좌초될 위험도 배제하지 못합니다.
물론 게임스탑이라는 공룡이 한순간에 망하진 않겠죠. 하지만 변화와 혁신의 동력이 공매도 세력과 투기 과열이라는 악재로 인해 식어버린다면 게임스탑에게는 돌이킬 수 없는 악재가 될 것입니다.
첫째, 아무리 거대한 조직이어도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혁신하지 않으면 무너져 내릴 수밖에 없다는 만고의 진리입니다. 게임스탑은 2016년 혁신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있었죠. 바로 포켓몬고의 열풍이 그것이었습니다. 당시 포켓몬 관련 게임에 대한 판매권을 갖고 있었던 게임스탑은 말 그대로 천문학적인 매출액을 기록했습니다. 포켓몬고 자체가 앱 기반의 게임이었기에 이 게임을 계기로 디지털 전환의 기회는 얼마든지 있었습니다. 하지만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게임스탑은 공매도 세력의 주요 타깃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둘째, 리더의 의지가 혁신의 방향을 결정한다는 것입니다. 라이언 코언과 마이클 버리의 이사진 등재, 그리고 그들의 주도로 이루어진 게임스탑의 혁신은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도록 해 주었습니다. 코언과 버리에게는 게임스탑 사업모델의 디지털화라는 공통적인 혁신 주제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혁신 주제는 시장의 요구와 정확하게 맞아떨어졌죠. 리더가 방향설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향방도 결정 납니다.
셋째, 이제 우리나라도 시총 상위 기업에 대한 공매도가 조만간 허용됩니다. 이번 게임스탑 사태에서 우리가 본 것은 개미의 결집된 힘이 공매도 세력을 압도해버렸다는 사실입니다. 개미가 언제나 공매도 세력에게 당하기만 하는 약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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