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마이크론은 과연 삼성전자, 하이닉스를 이겼을까?

Feat. ASML, EUV

by 경제를 말하다

3월 14일을 기점으로 자꾸 이상한 기사가 등장합니다. 솔직히 한국 언론 왜 그러는지 잘 모르겠는데요. 자꾸 마이크론이 삼성, 하이닉스를 이겼다느니 176단 낸드 플래시를 삼성, 하이닉스보다 먼저 만들었다느니 4세대 10나노 1a 공정 디램을 세계 최초로 만들었다느니 1등 딜레마에 빠졌다느니....


여러분 이 말 다 사실일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이 기사의 일부분은 사실일지 모르지만 결론적으로는 전혀 사실과 다릅니다. 반도체 산업 특성에 대해 전혀 관심도 없고, 이해도 없는 사람이 쓴 어이없는 글입니다.


왜냐면 4세대 10나노 D램에서 사용된 장비의 특성상 마이크론과 삼성, 하이닉스의 기술적 차이는 필연적으로 벌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마이크론은 이번 4세대 10나노 D램 개발 성공을 발표하면서 ARF 광원을 이용한 노광공정을 사용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삼성이나 하이닉스는 마이크론보다 늦긴 했지만 4세대 10나노 D램을 EUV 광원을 이용한 노광공정을 통해 개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ARF 광원 즉, 불화 아르곤 광원의 파장은 약 193나노미터입니다. 반면 EUV 광원의 파장은 13.5나노미터에 불과하죠. 수치상으로만 봐도 이건 게임 끝입니다. 결국 마이크론에 비해 늦게 시작했지만 보다 앞선 기술적 진보를 이룰 회사는 삼성과 하이닉스가 될 것이라는 것이 중론입니다.


베자 3-락 로고 레더 운동화 EL021473




EUV 그게 뭔데?

한 조각가가 다비드 상을 조그만 조각칼을 가지고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같은 자리에 몇 번씩 조각칼을 들이밀면서 최대한 인체에 가깝게 정교한 조각을 완성했습니다. 그런데 옆에서 그 조각가가 어렵게 조각 작업을 하는 것을 지켜본 공학자는 코웃음을 치면서 3D 프린터 한 대를 가지고 와서는 스위치 하나 띠익! 하고 누른 뒤 점심을 먹고 옵니다. 도착하자마자 멋진 다비드 상이 하나 떡하니 서있는 모습을 보며 조각가는 혀를 내두릅니다.


EUV 노광장비와 ARF(에이알에프) 즉 불화아르곤을 광원으로 하는 노광장비의 차이가 바로 조각가와 3D 프린터의 차이라고 보시면 이해가 쉬우실 겁니다. 한 마디로 몇 단계는 더 앞선 공정이라는 것이죠.


EUV는 extreme ultraviolet의 약자로 극자외선을 의미합니다. 파장이 13.5나노미터에 불과한 EUV 광원은 보다 미세한 반도체를 제작하는 데에 효과적입니다. 뭉뚝한 연필로 스케치 하는 것보다 뾰족하게 잘 깎인 연필로 스케치를 하는 것이 훨씬 더 정교하겠죠?


반면 다른 방법도 있는데요. 조각가가 조각할 때 예리한 칼로 석고를 여러 번 내리찍어 형상을 만들어내듯이 반도체도 회로를 그리는 작업을 여러 번 수행하면 좀 더 정밀한 회로를 그릴 수 있는데요. 이를 멀티패터닝이라고 합니다. 이번에 마이크론이 개발한 4세대 10나노 D램도 EUV보다 뭉뚝한 연필인 ARF(에이 알 에프) 광원을 이용해 여러 번 노광작업을 수행하는 멀티패터닝을 통해 개발되었습니다.


하지만 에이알에프 노광장비에 비해 훨씬 더 미세한 파장을 가지는 EUV 노광장비는 보다 미세한 패턴을 보다 손쉽게 구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존재하죠.


쥬시쥬디 원피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 진출을 선언하면서 EUV를 처음 도입했습니다. 2018년 말 삼성은 EUV 장비를 동원하여 10나노의 벽을 깨고 7나노 시대를 열 수 있었습니다. 이후 적극적으로 EUV 장비를 매수하면서 EUV 공정 노하우를 고도화시켰습니다.


하이닉스는 본래 EUV 장비가 도입되지 않았었습니다. 하지만 메모리 사업의 고도화에 대한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4세대 10나노 D램부터 EUV 노광장비를 활용하기로 결정합니다. 이후 적극적인 장비 확보 노력을 통해 EUV 노광장비를 2025년까지 순차적으로 도입하는 데에 성공합니다. 비록 지금까지는 장비 운용의 노하우가 없지만 순차적 도입을 통해 2025년까지는 EUV 노광공정 노하우를 쌓아나갈 것입니다.


삼성 하이닉스가 마이크론보다 앞설 수밖에 없는 이유.


마이크론은 세계 최초로 4세대 10나노 D램 양산에 성공한 뒤 다음 로드맵도 밝혔는데요. 5세대 10나노 공정에서도 ARF 광원을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ARF 광원을 활용한 액침노광 공정을 통해 최대한으로 이룰 수 있는 미세공정은 7나노가 한계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것도 매우 여러분 멀티패터닝을 거쳐야 하죠.


반면 삼성과 하이닉스는 선제적으로 EUV 노광장비를 적용한 4세대 10나노 D램 개발을 하반기까지 마무리하여 양산에 들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EUV 노광장비의 선폭은 13.5나노에 불과하죠.


ARF 광원의 경우 미세화를 진행할 수 있는 한계가 명확합니다. 7나노 이하로 내려가거나 기술을 고도화시키는 데에 곧 한계에 도달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마이크론도 EUV 노광장비 도입을 고민할 때가 올 수밖에 없겠죠.


하지만 EUV 광원을 이용한 노광공정에는 숙련된 공정 운영 노하우가 필요합니다. 왜냐면 EUV는 회로 패턴을 미세하게 그릴 수 있다는 장점이 존재하는 반면 자그마한 먼지에도 빛이 흡수되어 버리는 치명적인 약점도 함께 가지기 때문입니다. 오죽하면 EUV 노광공정에서 수율이 70%만 나와도 잘 나오는 것이란 말이 있을 정도이니 그 공정 난이도가 얼마나 높은지 상상이 가지 않죠.


쥬시쥬디 J 퍼프 랩 블라우스 JUBL622B


삼성은 이미 2018년부터 쌓아온 EUV공정 노하우가 상당합니다. 하이닉스는 아직 초보단계이지만 2025년까지 순차적으로 장비를 도입하며 노하우를 쌓아나갈 것입니다.


반면 마이크론은 EUV 장비 도입 계획조차 불투명한 상황이죠. 5세대 10나노 D램 개발에서도 ARF광원을 활용한 장비를 사용하겠다고 밝혔으니 말입니다. 게다가 운좋게 마이크론이 EUV 장비를 획득하는 데에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공정을 사용해본적 조차 없으니 숙련도는 턱없이 떨어질 것이 분명합니다. 불량품이 속출하겠지요.


그렇기에 지금 당장은 마이크론이 공정 면에서 앞서는 것이 사실이지만 삼성과 하이닉스가 EUV 노광장비를 활용한 4세대 10나노 D램 양산에 성공하고 나면 기술력의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할 것입니다. 그리고 5세대를 넘어 7나노 공정을 활용한 D램이 분명 나올 텐데 이 시점에서는 마이크론이 삼성과 하이닉스를 따라가기조차 버거울 정도로 기술력의 한계를 드러낼 것입니다. 그만큼 EUV는 넘사벽의 기술입니다.


오죽하면 시스템 반도체를 만드는 파운드리 기업 3위인 글로벌 파운드리가 EUV 공정을 포기한다고 선언까지 했겠습니까? 삼성과 하이닉스가 EUV 도입을 천명한 이상, 마이크론이 지금 누리는 기술적 우위는 곧 옛날 옛적 이야기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정리합니다. 단기적 측면에서 보았을 때 일부 기사들이 지적하는 기술 역전 현상이 일어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우리나라 기업들이 2보 전진을 하기 위한 1보 후퇴를 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입니다. 삼성과 하이닉스가 마이크론에게 진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완벽하게 상대를 따돌리기 위한 신의 한 수 EUV를 준비하고 있음을 잊어선 안 됩니다.


삼성과 하이닉스의 EUV 도입을 통해 D램 제조 역량에서 잠시나마 가져갔던 마이크론의 기술 우위는 곧 따라잡힐 것입니다. 그리고 EUV를 외면한 마이크론의 판단 착오는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된 것입니다.


베자 스니커즈 Campo

파트너스 활동을 통해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을 수 있음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가상부동산에서 메타버스 관련주까지 메타버스 시대가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