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
비가 와야 꽃이 피고
비가 와야 열매 맺고
비가 와야 무지개 뜨니
비가 와야지
비가…
비비비
비가 오길 빌고 있어.
난 그림 그리는 농부거든.
그거 알아?
비릿한 흙냄새가
어디선가 날 때 곧 비가 와.
그 비릿한 냄새를
우리는 ‘신들의 피’라고 하지.
petrichor
petrichor는 돌에서 흐르는 신들의 피라는 시적인 어원이 숨어 있어.
지구상에 살았던 육신들이 흙이 되고 먼지가 되어
허공을 떠돌다가
비가 오기 전 코끝에
비릿한 냄새로 내게 말을 걸어.
어릴 땐 그 냄새가 수많은 영혼들이 내 곁에 떠돌고 있음을 알지 못했지.
오랜만에 그 냄새를 맡았어
아주 오랜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