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싶지만 사지 않는 것

by 개나리

얼만전 나는 식기 세척기가 너무나 사고 싶어 인터넷을 한참 뒤진 적이 있었다.

모델과 성능을 비교하고 가격을 비교하고 구매하기 버튼만 누르면 끝나는 상황까지 갔었는데

결국 사지 않았다.


결혼할 때에도 식기세척기가 사고 싶었다.

그때는 결혼 준비 하기 전 본 요리책에서 저자가 식기세척기는 필수인 것처럼 말해서 사야 하는 줄 알았는데, 엄마는 '니가 세척기를 머리에 이고 있을 거냐'며 이 집 어디에도 놓을 곳이 없다고 하시는 바람에 포기를 했었다. (지금 생각하면 남편이 장만한 신혼집이 마음에 안 드셔서 식기세척기를 핑계 삼아 말씀하신 것이었다.)


그때 소원 풀이를 못해서 그런가, 생각보다 저렴하고 설치도 편리한, 내가 원하는 세척기가 있어 무척 반가웠고 꼭 살 것처럼 설쳤다.

그러나 이번에는 내가 사지 않았다.


생각해 보니 두 식구에 설거지가 많이 나오지도 않고 세척기 안에 그릇을 헹궈서 넣는 것이 더 귀찮을 수도 있도 여전히 우리 집 부엌은 크지 않아서 좁은 부엌이 더 좁아질 것 같아 사지 않았다.

내가 더 큰 집으로 이사를 가지 않는 이상 식. 세. 기는 들여놓지 않을 생각이다.


요즘은 소비하는 것에 대해 신중해지려고 사기 전 생각을 하고 또 하고 산다.

돈을 아끼는 측면과 내가 이 물건을 사용하는 이점보다 내 집에 물건이 많아지는 것이 더 싫어서이다.

꼭 필요한 것은 사야 하지만 굳이 사야 하나? 하는 물건은 되도록 안 사기로 한다.

꼭 필요한 것만 들여놓고 싶은 마음이 점점 커지고 있다.


사진: UnsplashPavol Tančib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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