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작가가 되다

나의 글쓰기 이야기

by 개나리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다니면서부터 나는 가끔씩 이렇게 말하곤 했다.

'내 이야기를 책으로 써 볼 거야' 그러면 옆에서 듣고 있던 친구가 말했다.

'그 책 쓸 때 내 이야기도 꼭 써줘'

나는 알았다고 했고 우리 둘은 크게 웃었다.

왜 웃었을까? 지금 생각하면, 난 그냥 해본 말이었고, 친구는 '니가 무슨 책을 써!', '그래, 써라 꼭! 써라' 뭐 이런 의미로 아무리 생각해도 이루어질 것 같지 않을 미래의 일에 대해 정말 우스워서 웃었을 것이다.

나는 왜 아무런 생각도 없이 책을 쓴다는 말을 했을까? 어떤 이야기를 쓴다는 계획도 없었고 20대 후반이어서 세상을 아직 많이 경험하지 못한 나이였는데 무슨 이야기를 쓰겠다고 그런 말을 한 것인지.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는 그 나이만큼은 힘들었을 것이고 그래서 할 말이 많았겠다 싶다. 그리고 아마도 나의 무의식 속에는 글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던 것 같다.


세월은 흘러 결혼도 하였고, 일을 계속하였고, 더 많은 일이 있었고... 그러면서 일기를 써왔다. 어릴 때 그렇게 궁금하던 나의 30대는 이렇게 흘러가는구나 하고. 즐거울 때 보다 힘들 때 더 많이 썼던 것 같다. 우연히 이런 나의 일기장을 남편이 보게 되었다. 왜 일기장을 함부로 놔두었냐고 물으며 혹시 나 보라고 놔두었냐고 했다. 그런 것은 아니고 한동안은 일기를 안 쓴 적도 있어서 그냥 잊어버렸고 짐정리를 제대로 안 한 것뿐이었다.


블로그로 나의 일기장을 옮기고 나서는 더 열심히 일기를 쓴 것 같다. 가끔은 종이 위에 쓴 적도 있었는데 예전처럼 또 나의 일기장을 들킬까 봐 종이일기는 아예 없애버렸다.

블로그에는 힘들 때도 썼지만, 맛있는 것을 먹었을 때도 쓰고, 좋은 곳으로 갔을 때도 쓰고, 친구를 만났을 때도 쓰고, 영화나 책을 보고도 쓰고, 새롭게 시작한 취미생활에 관한 것까지 나의 모든 일상에 대해 썼다.


이렇게 오랜 시간 일기를 써오면서 문득, 이제 혼자 만의 글쓰기는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쓰기를 통한 사회생활이라고나 할까? 그런 것이 하고 싶어졌다. 내가 다른 사람의 글과 책을 보듯이 다른 사람도 나의 글을 보면 좋겠다는 발칙한 생각! 뭐 재밌는 이야깃거리가 많은 것도 아닌데 그냥 그러고 싶어서 브런치 작가에 도전하였고, 합격을 하였다.


어디에든 합격을 한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나에게 새롭고 재미있는 일거리가 생겼으니 말이다.

앞으로 어떤 글들을 쓰게 될지 기대를 슬쩍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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