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내가 한 가장 잘한 소비가 무엇일까?
곰곰이 떠올려보았지만,
뚜렷한 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던 중 아들에게 물어 보았다.
"JBL 블루투스 스피커 산거요."
며칠 전, 아들은 파란색 스피커를 하나 들고 와 자랑하듯 내게 보여주었다.
가격을 묻자 8만 원이라고 했다.
중학생이 쓰기에는 제법 큰돈이라
나는 깜짝 놀라 되물었다.
“이걸 왜 샀어? 꼭 필요한 거야?”
알고 보니 최근에 할아버지, 할머니께 용돈을 받아 든든해진 주머니 사정 덕분에 망설임 없이
중고 거래로 구입한 것이었다.
엄마 눈에는 다소 무모한 소비처럼 보였다.
아들이 음악을 틀자, 작은 원통형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소리가 내 예상을 완전히 뒤집었다.
공간을 가득 채우는 풍부한 음향은
생각보다 훨씬 좋았다.
나는 모르는 사이,
아들은 늘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그 스피커를 들고 다니며
음악과 함께 하루를 채우고 있었다.
자전거를 탈 때도,
혼자 방에 있을 때도 음악이 곁에 있었다.
“이건 정말 잘 산 거야.”
아들은 그렇게 단언했고,
나는 여전히 고개를 갸웃거렸다.
친구들 사이에 유행이라도 한 걸까 싶다가도,
꼭 필요하지 않은 것 같으면서도 그 물건 하나로 눈빛이 달라진 아들을 보며 조금씩 이해가 되었다.
어쩌면 소비의 가치는 금액이 아니라,
그것이 삶에 불러오는 ‘행복의 크기’로
측정되는 게 아닐까?
그 스피커가 아들의 일상을
조금 더 즐겁고 활기차게 만들고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소비다.
나는 여전히 그 값어치를 다 이해하지 못하지만, 음악에 흠뻑 빠져 웃고 있는
아들의 얼굴을 보며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가장 잘한 소비의 증거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