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괜찮아 괜찮아 ] 이토 히로시 글 그림 / 심수정 옮김
박하샘의 이야기
그림책 〈괜찮아 괜찮아〉는
나에게 외할아버지와의 오래된 기억을 불러온 책이다.
삼남매 중 장녀였던 나는,
두 살 터울의 동생들이 태어나면서
잠시 시골 외가집에서 지냈던 적이 있다.
아마 여섯 살 즈음이었을 것이다.
그때의 시골 생활은 지금도 또렷한 장면으로 남아 있다.
외할아버지는 외출하실 때마다
한복에 두루마기까지 갖춰 입고 나가셨다.
사복 차림의 모습은 기억나지 않을 만큼
늘 한복을 입고 계셨다.
내가 오면 아랫목을 가리키며 그 자리를 내어주시던 분.
그때는 뜨거운 아랫목이 고통스러웠지만
어른이 되고서야
그 자리가 얼마나 다정한 마음이었는지 알게 되었다.
외할아버지는 장난도 잘 치셨다.
발가락으로 허벅지를 꼬집는 ‘발가락 집게’는
아프면서도 신기한 놀이였다.
그때의 기억으로 가끔 발가락 집게로 두 아들에게의
허벅지를 살짝 꼬집어 보는데
그때마다 늘 외할아버지를 생각하는 그때의 소녀가 되기도 한다.
그렇게 인자하고 다정하셨던 외할아버지는
내가 초등학교 6학년이 되던 해,
잠자듯 평온하게 하늘나라로 가셨다.
시골 대문을 열고 뛰어들어가면
언제나 두 팔 벌려 나를 맞아주시던 분.
잊고 지냈던 외할아버지를
이 그림책이 다시 불러왔다.
그림책 속 아이 역시
할아버지와 날마다 산책을 나선다.
아이에게 산책은 늘 모험이다.
새롭고 좋은 것들을 만나기도 하지만
넘어지고, 다치고, 두려운 순간들도 찾아온다.
그때마다 할아버지는
아이의 손을 꼭 잡고
인자한 미소로 속삭인다.
“괜찮아, 괜찮아.”
그 사랑 속에서 아이는 자라고,
아이의 성장만큼
할아버지는 조금씩 나이를 먹는다.
그리고 어느 날,
이번에는 아이가 할아버지에게 말할 차례가 된다.
“괜찮아요, 괜찮아요.
할아버지, 괜찮아요.”
박하샘의 밑줄
괜찮아 괜찮아
모두와 잘 지내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었어요.
괜찮아 괜찮아
서로 말을 몰라도 마음은 통한다는 뜻이었고
세상은 꽤 괜찮은 곳이라는 뜻이기도 했어요.
이런 분들께 추천해요
할아버지와 특별한 추억을 간직한 모든 분
“괜찮아”라는 말이 필요해진 날의 어른과 아이
두려움이 자주 밀려올 때, 조용한 위로가 필요한 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