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재우는 약이 발명된다면

저녁 10시 반

"응애~응애~"하며 둘째가 깨났다. 그 옆에서 첫째는 오만가지 핑계를 대며 잠자기를 미루고 있다.

‘대체 왜 깨고, 왜 안자는 거니.... 못 산다 정말’

어떻게 해야 아이들은 이른 시간에 칼 같이 자줄까.

육아서에 나온 대로 온 집안 불을 끄고, 조용한 분위기를 조성해 봐도 씨알도 먹히지 않는다.

'왜왜왜 적용이 안 되는 건데?!' 머리가 지끈거린다.

언제까지 재우는 일로 고생을 해야 하는 걸까.... 까마득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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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모든 것을 부모에게 의지하는 영아 시기에는 괴로움과 피곤은 엄마의 한계를 초월한다.

아기가 원하는 바를 아이의 표정과 몸짓, 울음으로 파악하여 반응해주어야 한다. 무얼 해줘도 졸리다고 울어대는 아기를 안고 다독여 본다. 잠들기가 힘든지 한바탕 울고 간신히 잠든다. 힘들게 재우고 눕혔건만 공들여 재운 시간에 비해 깨는 시간이 짧다면, 엄마라는 배는 깊은 바다로 침몰하고 만다.

하루에도 몇 번이나 안고 재우는 건지..... 재우는 것에만 기력이 소진된다.

누워서 자는 습관을 들여보려 검색하고 시도해보지만, 인터넷 상황과는 다르게 흘러간다. 왜 안 되는 건지, 뭐가 문제인지 갈피를 잡을 수 없어 괴로워할 때, 아는 지인이 뼈 있는 말을 했다.


"안아줄 수 있을 때 안아줘! 지금 아니면 안아달라고도 안 해! 딱 1년이야! 1년만 고생해!"


뜨끔했다.

'그래... 지금 아니면 언제 이렇게 안아주겠어. 첫돌 맞이할 때까지만 참으면 되는 거야!'

마음을 단단히 먹어본다.

그러나 아프거나, 피곤할 때는 단단히 다잡았던 마음은 금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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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기가 되면, 아이는 머리가 커져서 자기 의견이 생긴다.
엄마가 아이 행동에 지적을 하면, 말대꾸를 하기 시작하고 한수 더 떠서 소리부터 지르기도 한다. 산 넘어 산이지만, 부모라는 큰 산은 무너지지 않는 법! 아이 다루는 법을 통달한 전문가가 되어 헤쳐나가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의 끝을 코앞에 두고 자주 넘어진다.
온 집안 불을 끄고 재우려 하면, '쉬 마렵다', '등이 간지럽다', '엄마 있잖아~'하며 재잘재잘 거리기도 하고, 갑자기 목이 마르다며, 물을 마시고 싶다고도 한다.
엄마는 끝내 인내의 한계점에 도달하여 목소리가 커지고 입은 모터 달린 듯 바빠진다.
“이제부턴 눈도 감고, 말도 하지 않고, 잠을 자야 해! 계속 말하면 망태 할아버지가 잡으러 온다!”

그래도 아이가 말을 하면, 엄마는 폭발하고 만다.

그제야 아이는 잠자는 시늉을 하지만, 이렇게 누웠다 저렇게 누웠다, 엄마 몰래 눈도 뜨고, 소리를 낮춰 입을 오물거리며 버티고 버티다 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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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아이들도 재우는 일은 어렵다.
여기서 재운다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지만, 엄마의 입장에서 아이들이 잠자는 것은 아기였을 때나 청소년이 되었을 때나 마찬가지로 엄마의 몫이다.
내일 지각 안 하게 일찍 자라고 말하면 고슴도치 같은 사춘기 자녀는 있는 대로 짜증을 쏟아 부우며 알아서 한다고 큰소리친다.

내가 이랬다.

그 시절에 나는 "알아서 잘 테니 상관하지 마!"라고 큰소리를 쳤지만, 잠의 결과는 무. 조. 건 엄마였다.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를 외치는 것은 엄마 몫.
늦게 일어나면 "왜 안 깨워준 거야!!"라며 엄마 탓.
자고 있는 자식을 모른 척 내버려 둘 수 없는 건 엄마 마음.
모든 게 엄마의 일이기에..... 기승전 엄마 몫이 되고 마는 것을...
왜 이렇게도 아이들을 재우는 게 힘든 건지.......

이럴 때마다 '아이 재우는 약이 발명된다면....' 그 사람은 분명 노벨 의학상을 받을 거라고 단언하게 된다.
정말로 이런 약이 발명된다면, 세상 모든 엄마는 마음의 큰 짐을 내려놓고 손이 부러져라 박수를 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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