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다른 방법을 몰라(2)

학교에 가기 싫은 아이

by 금머릿

다행히 아이는 고개를 저었다.


“그냥 학교가 싫어. 재미없어.”


그 즈음하여 주변 엄마들에게서 들었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엄격한 선생님 아래에서 아이들이 힘들어한다는 이야기. 특히, 남학생들에게 행동의 제약을 많이 두어 남자아이들이 싫어한다는 이야기.


사건 사고가 많아 조심하기 위한 것이라지만, 하루 종일 앉아 있어야 하는 것이 활동량 많은 아이로서는 곤욕이었을 거라는 이해가 들기 시작했다.


“오늘도 학교에 가보고, 정 힘들면 그때 엄마에게 얘기해 줘. 엄마도 방법을 고민해 볼게.”


그러자 아이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학교 앞까지 데려다주겠다고 했지만, 아이는 괜찮다고 했다. 뒤늦게 마음을 다잡고 학교로 향하는 아이의 뒷모습을 보며, 나는 놀란 가슴을 부지런히 쓸어내야 했다.


그리고 얼마나 마음으로 간절히 기도했는지 모른다. 아이가 힘들어하는 부분이 해결될 수 있기를, 그 안에서의 즐거움을 아이가 발견할 수 있기를. 할 줄 아는 게 없는 엄마는 두려운 마음으로 그 기도를 할 수밖에 없었다.


감사하게도 아이는 그 뒤로, 한 번도 등교를 거부한 적이 없다. 코로나 팬데믹이 찾아와서 졸업식마저 온라인으로 해야 하는 불행의 시간을 보내야 했지만, 오히려 아이에게는 학교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생기는 긍정적인 시간이 되기도 했다.


나름 학교생활을 잘 해왔던 아이가 최근 다시 학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 대학은 꼭 갈 필요가 없다고 강력하게 주장한다. 열여덟, 고등학교 2학년, 입시에 있어 매우 중요한 시기에 그런 말을 하니, 다시 고민이 깊어진다.


두 살 터울의 형이 성공적으로 입시를 끝낸 것을 보며, 부담을 느낀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성적이 뜻대로 잘 오르지 않는 것도 아이를 짓누르는 짐일 수 있을 것이다. ‘하기 싫은 공부를 하느라 하루 종일 앉아 있는 시간이 아깝다’, ‘차라리 자퇴하고 쓰고 싶은 글이나 집중해서 쓰면 좋겠다’는 아이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요즘이다.


그때처럼 막무가내로 아이를 밀어내는 일은 더 이상 하지 않기로 했다. 좀 더 아이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엄마로서 해줄 수 있는 이야기를 정성껏 해주고 있다. 그럴 때, 이리저리 널뛰는 마음을 느린 호흡과 함께 다스리는 아이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여전히 학교 교육 이외에 뾰족한 수가 없는 나는 어디로 튈지 모를 럭비공 같은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에 심혈을 기울인다. 어릴 때와 달리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으니, 아이의 의견을 좀 더 존중할 필요도 느낀다.


타인의 시선에서 성공이라고 판단될 만한 삶. 좋은 성적과 좋은 대학과 좋은 직장. 내 머릿속에 정형화된 그 행복의 기준을 내려놓기 위해 나 역시 부단히 노력 중이다. 보이지 않는 미래가 너무도 불안하다. 그러나 아이의 말마따나 지금 행복하지 않은데, 나중의 행복은 어떻게 보장되는 것일까?


아이와 함께 고민하는 요즘. 아이와 대화하는 시간은 자꾸만 늘어간다. 서로가 추구하는 가치관에 차이가 있어, 서너 시간 논쟁을 이어갈 때도 있다. 그러다 책 이야기나, 글쓰기 이야기를 나눌 때는 너무도 즐거워 시간 가는 줄 모를 때도 있다.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여전히 불안을 느끼면서도, 어쩌면 나는 기대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알고 있는 방법 이외에도 행복으로 가는 또 다른 길이 있을 수 있다는 것. 어쩌면 생각하기를 멈추지 않는 이 아이가 언젠가 그 길을 나에게 증명해 보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말이다.

이전 22화엄마는 다른 방법을 몰라(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