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_올해 내가 거둔 결실, 그리고 내가 심은 씨앗은?
“장로님, 내년에도 유아부가 필요할까요?”
몇 달 전, 나는 정말 진지하게 교육위원회 지도 장로님께 그런 질문을 던졌다. 우리 교회 미취학부에서 유아부, 유치부가 분리된 것은 2014년, 11년 전이었다. 셋째 아이를 출산하고 1년간 쉰 다음, 새롭게 신설된 유아부를 맡게 되었다.
1세에서 7세 아이들 모두가 함께 예배드리기에는 연령적 갭이 너무 크다는 의견이었고, 무엇보다도 그만큼 아이들의 수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가 태어난 해에는 공교롭게도 10명 남짓한 아이들이 태어났고, 그 아이들만 모아도 부서 하나는 충분히 운영될 만했다.
당시 우리 교회가 세워진 동네에는 젊은 부부들이 많았고, 유모차 부대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아이들이 많았다. 골목마다 어린이집이 세워졌으며, 주변 교회에서 운영하는 아기학교가 줄을 서서 들어가야 할 만큼 경쟁률이 세기도 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내가 맡은 유아부도 해마다 부흥해갔다. 처음 10명 정도로 시작했던 아이들이 서른 명에 육박하기에 이르렀다. 유아부 특성상 부모가 함께 예배를 드려야 했기 때문에 우리의 예배 공간이 부족한 지경이었다.
교회 리모델링 때 우리는 초등부가 사용하던 공간에 전기 판넬을 깔고, 1세에서 4세 유아와 가족들과 교사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게 되었다. 5세가 되는 아이들을 매해 7, 8명 정도 유치부로 올려보내고 나면 인원이 확 줄었다가, 새로 태어나거나 새롭게 등록한 가정의 유아들로 또 그만큼의 아이들이 채워지곤 했다.
유아부가 없는 교회가 많아서 그런지, 우리 유아부에 정착하는 부모들이 적지 않았고, 유아부는 우리 교회에서 전도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는 교육부서가 되었다. 그러다 코로나 팬데믹이 닥쳤고, 7년간 한 주도 쉬지 않았던 예배가 멈추게 되었다.
물론, 우리는 영상 예배라는 것을 시작했다. 면역력이 가장 약한 아이들의 부서이다 보니, 가장 먼저 예배문을 닫았고, 어쩔 수 없이 설교를 영상으로 촬영해서 올리는 첫 사역자가 되었다. 몇 번만 하면 될 줄 알았던 영상 예배는 거의 3년간 지속되었다.
현장 예배와 영상 예배가 공존하던 2022년에 현장 예배 참석자는 단 2명이었다. 아이들의 커가는 모습을 보지도 못했는데, 아이들을 졸업시켜야 했다. 그러는 동안, 아이들의 수는 급격히 줄어들었고, 그 인원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만 끝나면, 현장 예배만 시작되면, 다시 예전처럼 북적이게 될 거라고 예상했지만, 좀처럼 회복되지 못 하고 있는 것이다. 가만히 보니, 어느새 동네에 유모차 부대가 사라졌다. 그렇게도 널려있던 어린이집이 거의 사라졌다.
젊은 부부들은 신도시로 많이 빠져나갔고, 교회 내에 있는 신혼부부 중 결혼한 지 3년에서 5년이 넘어가도 아이를 갖지 못하는 부부가 많았다. 남의 문제가 아니라, 너와 나의 안타까운 문제였다. 갖기 싫어서가 아니라, 생기지 않아서 가슴앓이하는 부부들이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작년에 7명의 아이들을 유치부로 보내고, 남은 유아는 단 8명이었다. 이 중 3명의 유아를 내년에 올려보내고 나면 단 5명만 남게 되고, 새로 태어난 아기는 단 1명뿐이었다.
5명의 아이로 한 개 부서를 운영한다는 것. 이것은 과연 옳은 것인가, 라는 회의가 자꾸만 들었다. 그래서 장로님께 넌지시 건의를 올린 것이다. 유아부와 유치부를 다시 통합하고, 부서 하나를 없애는 게 맞지 않을까요?
한숨으로 일관하던 장로님은 좀 더 기다려보자고 하셨다. 비혼주의가 증가하고 불임이 일상이 되어 버린 현대 사회의 변화가 이렇게 피부로 와 닿을 줄이야. 그랬는데, 분명 그랬는데... 그토록 쉬고 싶었던 사역을 부서가 없어짐으로 쉬게 되는 건가, 하고 생각했는데...
“저희 임신했어요.”
아무리 기다려도 생기지 않던 아기를 가지게 되었다는 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려오기 시작했다. 한 집 소식만 들어도 기뻤는데, 두 집, 세 집, 네 집이 연이어 임신 소식을 들려주었다.
게다가 3명뿐이던 4세 반에 새 친구 4명이 오더니, 기독교에 반감을 가지고 있던 아빠들까지 교회를 찾는 일들이 일어났다. 아이가 교회를 너무 좋아하니까, 같이 오게 되었다고... 그중 한 친구의 엄마는 지난달 동생을 출산하여 백일이 지나면, 데리고 참석하겠다는 소식까지 전해주었다.
“하나님이 알아서 채워주시네요.”
유아부의 존폐에 대해 늘 말하고 다니던 나에게 모두가 그 말씀을 하셨다. 허허허... 아직은 쉴 때가 아닌 모양이다. 좀 더 섬겨야 할 모양이다. 나를 통해 심은 씨앗을 하나님이 거두시는 중인가 보다.
내가 한 거라고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늘 한결같이 그 자리에 있었을 뿐. 그거 하나 예쁘게 봐주시고, 가정들을 붙여주시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