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남자라면...

주제_성별이 달라진다면 어떨지 상상하여 쓰기

by 금머릿

나 같은 여자를 찾아서 결혼할 것이다. 쉽지는 않을 것이다. 남편을 위해 기도할 수 있는 여자, 아이들을 믿음으로 양육할 수 있는 여자는 많아 보이지만, 막상 찾으려고 하면 잘 없다. 왜냐하면 그런 여자들은 이미 신앙 좋은 남자들이 일찍부터 찜해 놓았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나처럼 눈이 크고 깊어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안식을 얻게 하는 여자를 찾을 것이다. 웃는 얼굴이 다정한 여자를 찾아서 자꾸만 웃게 해 줄 것이다. 웃을 때 예쁜 여자를 찾아서 웃게 해 주다 보면, 나 역시 웃을 일이 많아지고 행복해질 테니까.


서로 기도 제목을 나누었을 때 힘이 되는 여자, 함께 노래하면 목소리가 어우러져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낼 수 있는 여자, 안아주면 품이 포근한 여자, 자그마한 봉사에도 크게 사랑을 느낄 줄 아는 여자, 액세서리에는 관심 없으면서 샴푸 향을 중요시하는 여자, 내 머리가 하얗게 새도 멋있다고 해주는 여자, 힘들 때 어깨를 주물러 주며 위로해 주는 여자, 언제나 ‘사랑한다’는 고백을 아낌없이 해주는 여자...


딱, 나 같은 여자!


그런 여자를 찾아서 멋지게 가정을 꾸릴 것이다. 아, 가능하다면 요리를 좋아하고 잘하는 여자, 깔끔하고 정리에 소질이 있는 여자, 체력이 우수해서 잘 지치지 않는 여자, 내가 재미없는 아재 개그를 해도, 눈을 흘기는 대신 박수치며 웃어줄 수 있는 여자, 나의 마음을 잘 헤아려서 짜증을 내기보다 이해의 말을 건네는 여자, 스킨십을 좋아해서 수시로 쓰다듬어 주는 여자...


그런 여자가 있을까? 그럼 너무 완벽할 텐데...

불가능하니까, 그냥 남자가 되지 않겠다. 최선을 다하는 가장, 다정다감한 아빠, 뭘 해도 감탄스럽게 잘해 내는 만능 남편과 함께 사는 지금의 내가 좋다.


남자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고 해도, 나는 이대로 여자로 살기를 선택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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